우리나라에서도 대입전형간소화 논의와 함께 한국형 공통원서접수 시스템(KUCAS) 도입이 추진되고 있다. 미국에서도 공통원서접수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는데 지난해 11월까지 진행된 2014년도 가을 입학을 위한 수시전형에서 시스템 오류가 발생해 수험생들이 어려움을 겪었다.
미국의 대입전형도 우리나라와 유사하게 수시전형(조기전형)과 정규전형으로 나뉘는데, 수시전형은 정규전형보다 두 달 가량 앞선 11월 1일까지 대부분의 학교에서 지원을 마감한다.
미국 전역의 대학들이 모두 수시전형을 시행하는 것은 아니다. 각 학교마다 전형의 세부 사항도 조금씩 다르지만 크게는 ‘등록자유형(Early Action)’과 ‘등록의무형(Early Decision)’의 두 종류로 구분된다.
등록자유형은 다시 ‘제한적 등록자유형(Restrictive Early Action)’과 ‘비제한적 등록자유형(Non-restrictive Early Action)’으로 나뉜다. 제한적 등록자유형은 ‘단일선택 등록자유형(Single Choice Early Action)’이라고도 불리는데 한 학교에만 지원이 가능하고 다른 학교에는 지원할 수 없기 때문이다.
비제한적 등록자유형은 여러 대학에 복수지원할 수 있는 제도다. 지원할 수 있는 대학 수는 다르지만 두 전형 모두 합격 통보를 받아도 이를 포기하고 다른 학교로 지원할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반면 등록의무형은 한 학교에서 합격 통보를 받게 되면 반드시 그 대학에 진학해야 하는 제도다. 합격할 경우 다른 학교 진학은 모두 포기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의 상위권 대학 등록의무형 지원율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펜실베이니아대의 경우 지원자 수가 전년도 대비 6.6% 증가했고, 노스웨스턴 대학은 14% 증가했다.
사설 입시상담사 마이클 고던은 펜실베이니아대 대학신문(The Daily Pennsylvanian)과 노스웨스턴대 대학신문(The Daily Northwestern)과 가진 인터뷰에서 “수시 지원자가 증가하는 이유는 경쟁률은 높지만 동시에 합격 가능성도 높다는 학생들의 인식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의 대학 원서 접수는 대학 자체의 원서 접수 시스템 또는 ‘대입 공통원서(Common Application)’라는 온라인 지원 시스템을 통해 이뤄진다. ‘대입 공통원서’는 1975년 설립된 동명의 비영리 기관에서 운영하는 웹사이트인데, 학생들이 서로 다른 학교에 수차례 같은 지원서를 제출하는 번거로움을 줄이기 위해 만들어졌다. 접수는 학생들이 자기소개서, 추천서 등을 업로드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 대입 공통원서 시스템은 학생들을 위한 편의 제공 외에도 학생들을 선발하는 데 있어서 전인적인 평가를 가능하게 해준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해마다 도입하는 대학이 증가하고 있다. 대입 공통원서 시스템을 사용하는 대학은 2013년 기준으로 517개교다. 미국의 47개 주와 콜럼비아 특별구 뿐만 아니라 오스트리아,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위스, 영국 등에서도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해 8월 새로운 버전으로 업그레이드 된 웹사이트에 기술적인 문제가 생겨 각 대학의 수시전형에 비상이 걸렸다. 학생들이 웹사이트 접속 장애를 경험하기도 했고, 웹사이트에 올린 에세이의 일부가 지워지기도 하고, 추천서가 업로드 되지 않기도 했다. 심지어는 지원비가 여러 번 결제되는 등의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했다.
이런 오류가 발생하자 코넬대, 컬럼비아대 등 몇몇의 아이비리그 대학에서는 지원 마감일을 연장했고, 프린스턴대 등에서는 대안으로 ‘유니버셜 대입원서(Universal College Application)’ 시스템을 사용토록 안내했다. 사설업체의 시스템인 ‘유니버셜 대입원서’는 2007년에 출범한 이후 2010년에는 미국 내 77개 대학에서 채택했으나 점차 사용 대학이 줄어들어 2013년에는 사용 대학 수가 37개교로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