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원대(총장 우종옥) 종합교원연수원은 23일 제3차 교육개혁 대토론회를 개최했다. 월1회씩 교육현장의 문제를 주제로 선정해 열리는 토론회의 이번 주제는 '학생중심의 교육과정 편성 운영'. 교육현장에서는 2002년에 시작되는 7차교육과정의 전면적인 학생의 교과선택권 보장이 현재와 같은 현실에서 제대로 실시될 지에 대한 의문을 갖고 있는 실정이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교육과정 편성의 고려 사항과 통합고 형태로 운영중인 한가람고와 영상고의 사례분석 등이 발표됐다.
곽병선 한국교육개발원장은 학습자 중심 교육의 기본정신에 따라 교육과정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지고 편성 운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먼저 학습자의 능력, 기대, 필요, 배경 등을 고려해 교육과정은 개별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각자의 흥미, 관심, 능력에 따라 원하는 과목을 선택할 수 있고 그 수준을 스스로 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곽원장은 "이점에서 교육과정은 일방적으로 외부에서 개발돼 주어질 것이 아니라 학습자와 교사가 공동으로 개발해야 할 과제"라고 설명했다. 곽원장은 또 교육과정을 개별화하는 것과 관련 학습의 목표, 수준, 방법을 선택하고 결정하는 과정은 교사와 학습자간의 대화와 합의를 통해서 결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존의 발상에 구애받지 않고 상상력을 풍부하게 기르는 교육으로 나가야 하고 학교는 심층학습, 심층기록을 만들어 가는 것을 지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선다형 시험의 남용으로 수동적인 학습을 조장하는 것은 지양할 것 △시험은 학생들의 지식 생성력을 잴 수 있는 충실한 방법으로 진행할 것 △학습자 중심 교육과정은 열린 마음을 기르는 인성교육에 강조를 둘 것 등을 제안했다.
"기초교육에 있어서도 무엇이 기초인지는 학습자의 특성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고 지적한 곽원장은 "피아노 연주를 좋아하는 학생과 과학을 좋아하는 학생의 기초는 같은 것일 수 없다"며 "적성과 포부, 의지가 무엇이냐에 따라 기초교육은 다르게 구성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곽원장은 "새 시대는 새로운 모습의 교사 권위를 요구한다"며 "그것은 교사들 자신이 학습자 중심의 학습, 자기 주도력을 길러내고 있는 학습자의 모범을 보임으로써 생기는 권위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교사도 부단히 학습해야 하고 나날이 달라져야 할 지식 정보사회에서의 한 구성원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옥식 한가람고 교장은 "교육과정 통합이란 사회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한 새로운 학교 형태이며 각 계열별로 분리 설치된 고등학교의 교육과정을 한 학교 내에 개설해 학생이 자신의 적성과 소질을 폭 넓게 계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교장은 한가람고의 교육과정 수립에서 가장 큰 애로사항이 현행 교육과정 관련 법규와의 마찰이라고 설명하고 그 내용을 지적했다. 먼저 교육과정 적용의 융통성 부족이다. 현재 단위수 중심의 이수 체계에서는 70분, 90분 수업과 같이 각 교과의 특성을 살릴 수 있는 시간 운영이 어려워진다. 따라서 이교장은 이수단위의 규정을 총 850분(50분 수업×한학기 17주 기준) 범위에서 1회분 시간을 조정할 수 있는 융통성이 학교에 부여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교육청 지정 필수 과목의 과다로 학생이 선택할 수 있는 교과의 총 이수 단위가 적은 점과 현행 교과의 계통성 부족, 교사의 교과 편성 재량권 부족도 지적됐다. 교육과정에 따른 교사 수급 구조와 관련 이교장은 교사의 질 관리를 위한 획기적인 인사제도의 도입을 제안했다. 이교장의 개선 방향으로 △교원자격 부여과정부터 임용까지의 교육과정이나 수습기간 강화 △법적 교원정원의 현실화 △공정하고 객관적인 인사 고과 평가제도 방안의 모색 등을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