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한국교육개발원 주최로 시간제교사 도입에 대한 공개 토론회가 열렸다. 교육연구기관 주최 정책포럼의 형태지만 국책연구기관이기 때문에 시간제교사에 대해 교육부 의중이 실린 정련된 방안을 처음으로 내놓은 것이다.
이 토론회에 논의된 시안에서 시간제교사는 주 2~3일 하루 8시간을 근무하면서 학생 교육활동과 상담, 생활지도를 담당한다. 기존교사는 3년 주기로 시간제교사로 전환하고, 신규채용 시간제교사는 초등은 교과전담, 중등은 수업시수가 적은 소수과목, 전공 불일치, 순회교사 채용 과목을 우선 고려해 채용한다. 신규채용의 경우, 3~5년간 시간제교사로 근무 후 정규직 전일제 교사로 전환한다는 것이 골자다.
교육계, 학부모 등의 거센 비난에 따라 교육부는 생활지도와 상담을 담당하는 요일제 근무형태, 신규채용 시간제교사의 3~5년 후 정규직화 등을 내놓으며 선회했다. 신규채용의 경우, 사실상 전일제교사 임용을 유예한 수습교사 또는 인턴교사 형태로 전일제교사와 같은 질을 담보하기 위한 정부의 고육책이다.
하지만 시안은 교원양성 및 임용 과정의 전반적 틀에서 종합적인 검토 없이 시간제교사 도입에만 함몰된 임기응변식 정책으로 매우 위험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시간제교사는 새로운 교사임용 트랙으로서 교원의 임용, 복무에 근거규정을 법률에 두도록 한 점에서 볼 때 대통령령만 고쳐 도입하는 것은 위헌․위법 논란이 우려된다. 또 예비교사에게는 경쟁률 등 개인적 유불리에 따라 보수, 경력 등에서 불리한 임용의 선택을 강제한다. 이렇듯 시간제교사는 교원간 위화감 조성, 인사정책의 불안정성, 교사의 질 담보 악화 등을 야기할 것이 뻔하다.
따라서 정부는 시간제교사 제도 도입을 철회하고, 대통령 공약실현을 위해 정규교원 충원을 통한 교육력 제고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힘써주길 바란다. 다만 정부의 시간제 일자리 창출에 긍정적으로 기여하기 위해 대안을 제시하면, 교육계는 4만4천명에 달하는 기간제 교사를 시간제교사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거나, 교원이 아닌 교무행정보조 등 교육행정 분야에 한정함으로써 학교현장의 반발과 갈등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전면 전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