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조류독감으로 인한 불안감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전북 고창, 부안 사육 오리에 이어 철새 가창오리 떼가 감염됐고 그 범위도 확대되고 있다. 조류독감은 닭, 오리 등 가금류와 야생조류에서 발생하는 전염성 바이러스 질병으로 인체 감염을 일으킬 경우 고병원성을 지니기 때문에 경계해야 한다.
독감, 또는 플루라고 부르는 ‘인플루엔자’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해 발병하는 급성 호흡기 질환으로 바이러스 표면에 있는 H항원과 N항원의 종류에 따라 여러 아형으로 나뉜다. 일반적으로 H항원은 0~15, N항원은 0~9로 나뉘는데 H항원은 10~40년 마다 변종이 생겨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경향이 있다.
이번에 발병한 조류독감은 H5N8 아형으로 아직까지는 사람에게 감염된 사례는 없다. 지난 해 2월 중국 상하이 안후이성에서 사망자가 발생한 바이러스는 H7N9형이다. H7N9형은 가금류에는 저병원성이었으나 사람에게는 고병원성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H7N9형의 국내 발병 보고는 아직 없다.
조류독감은 사람에게 직접 전염될 수 없다고 알려졌던 바와 달리 1997년 홍콩에서 발견된 H5N1 아형 바이러스는 사람도 감염될 수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당시 이 바이러스에 18명이 감염돼 6명이 사망했다. 이 아형의 경우 최근까지 동남아시아와 북아프리카에서 648명의 감염이 보고됐고 이 중 348명이 사망했다. 통상적인 계절성 독감 사망률이 0.1% 미만인 것을 감안하면 심각하게 고병원성인 셈이다.
조류독감의 진단 조건은 감염된 조류나 가금류와의 접촉 여부다. 노출 후 3~5일의 잠복기를 거쳐 고열, 근육통, 두통, 기침 및 콧물 등의 증상이 발생하며, 폐렴 및 급성 호흡부전으로 빠르게 진행하고 구토, 설사 등 위장증상도 자주 동반한다. 조류독감 확진은 목구멍, 코 속 분비물을 채취해 바이러스 유전자 검출법으로 한다. 검사 시간은 차이가 있으나 평균 4~6시간이다. 검체에서 바이러스를 배양해 확인하는 것이 정확하나 시간이 많이 걸리는 단점이 있다. 현재 조류독감 확진 검사는 질병관리본부와 몇몇 대학병원에서만 가능하므로 병원 진료 후 확진이 필요할 경우 의사 판단에 따라 검체를 보내면 된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전파 경로는 복잡하다. 오리 등 야생조류에서 유래된 바이러스는 돼지나 닭을 거쳐 사람에게 전파된다고 알려졌지만, 사람에게 직접 전파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이럴 경우 사람은 면역체계 등이 준비되지 않았기 때문에 심각할 수 있다.
조류독감 백신제조법은 최근까지 확립되지 않았으나 최근 국내 모 대학과 회사가 백신개발에 성공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그러나 백신이 상품화 될 때까지는 평소의 면역력 강화와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고, AI 발생지역의 방문을 삼가는 것이 최선책이다. 혹시 유행지역의 가금류와 접촉한 경우에는 접촉부위를 깨끗하게 씻도록 한다.
독감 유행기에는 최대한 피로를 피하고 손을 자주 씻어 전염을 억제해야 한다. 또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을 피하고 부득이한 경우는 마스크를 쓰도록 한다. 마스크는 일반 상점에서 파는 것보다 수술용 마스크 등을 사용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 계절성 독감과 조류독감에 함께 걸릴 경우 위험성이 높아지므로 매년 예방접종을 맞는 것이 좋다. 감염된 닭고기나 오리고기라도 완전히 끓여 먹으면 안전하다는 보도가 있지만 조리 과정이나 조리인에 의해 감염될 가능성도 있으므로 조심하는 것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