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은 역사적으로 시장의 신뢰를 받고 있지 못하다. 정부가 '부동산 투기를 잡겠다'고 말하면 거꾸로 적극 부동산 투자에 나서 돈 번 경험자들이 꽤 많기 때문이다.
지난 서너 달 사이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 부동산 값이 많이 뛰었다. 이젠 가격이 안정되거나 꺾일 때도 됐다는 전망, 그래도 더 오른다는 전망이 엇갈린다. 여유가 있는 사람들은 아직 매기가 있을 때 괜찮은 데를 골라 잡아 재산을 불리고 싶다. 그러나 정부가 분양권 전매 제한이니 세무조사니 자꾸 대책을 내놓으니 망설여진다. 망설여지기는 여유 없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전월세 값이 순식간에 다락같이 오르는 걸 보면 그나마 앞으로 더 뛰기 전에 무리해서라도 집 한 칸은 붙잡아둬야 할 것 같다. 한편으론 그러다 '상투' 잡을까 걱정도 된다.
앞으로 부동산 가격은 어떻게 될까. 계속 오를까 아니면 기세가 꺾일까. 심지어 도로 내릴까. 알 수 없다. 정부의 의지가 중요한 변수인데, 우리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역사적으로 시장의 신뢰를 받고 있지 못하다. 정부가 '부동산 투기를 잡겠다'고 말하면 거꾸로 적극 부동산 투자에 나서 돈 번 경험자들이 꽤 많기 때문이다.
부동산 상품 수급 통계나 내외 경기, 금리 등 경제지표 분석을 종합해 나오는 전망도 반드시 들어맞지 않는다. 최근 부동산 가격 상승만 해도 정부나 한국은행 그리고 관영·민간 경제연구소와 경제·부동산 전문가들의 주장, 예측을 뒤집은 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스스로 리스크를 감당해낼 수 있느냐를 돌아보고 움직여야 한다. 이를테면 아직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보고 아파트 신규 분양권을 쥐었는데 나중에 오히려 마이너스 프리미엄을 안게 되고 거액 자금이 묶인다 하자. 그렇더라도 버텨낼 만한 자금 여력이 있느냐 여부가 중요하다.
여유자금으로 투자한다면 상승세를 내다보고 투자한 자산 가격이 설사 내림세로 돌아선다 하더라도 버틸 수 있다. 지난 번 외환위기 때를 상기해보면 쉽게 알 일이다. 지금은 시세가 돌아설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감안해, '현금의 여유를 전제로' 움직일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