횟집이나 일식집에서 본 음식이 나오기 전에 밑반찬으로 딸려 나오는 여러 음식을 우리는 흔히 ‘쓰키다시(つきだし)’라고 한다. 이 말은 ‘곁들이찬’이라는 우리말로 바꿔 쓸 수 있다. ‘곁들이’는 다음과 같은 뜻의 우리말이다.
(1)곁들이: 주된 음식의 옆에 구색을 맞추기 위해 차려 놓은 음식.
(2)쓰키다시(つきだし) → 곁들이찬
생선 중에서 주로 ‘머드러기’를 골라서 살을 얇게 저며 회를 쳐서 먹는다. 이것을 ‘사시미’라고 하는데, ‘생선회’라고 바꿔 쓰면 된다.
(3)머드러기: 과일이나 채소, 생선 따위의 많은 것 가운데서 다른 것들에 비해 굵거나 큰 것.
(4)사시미(さしみ) → 생선회
광어 새끼나 도다리 새끼 등은 뼈째 썰어서 먹기도 하는데 이것을 ‘세고시’라고 한다. 뼈째 썬 회니까 ‘뼈째회’로 바꿔 쓰면 된다.
(5)세고시/세꼬시(せごし) → 뼈째회
생선회나 초밥(←스시)에 함께 나오는 매콤한 초록색 양념이 있는데 이것을 흔히 ‘와사비’라고 한다. 이 말은 ‘고추냉이’라는 우리말로 바꿔 쓰면 된다.
(6)스시(すし) → 초밥, 와사비(山葵) → 고추냉이
생선회를 다 먹고 생선살의 나머지 부분으로 탕을 끓여 나오기도 하는데 이것을 흔히들 ‘서더리탕’이라고 한다. 이 말은 ‘서덜’에 ‘탕’이 붙은 말이므로 ‘서덜탕’이라고 해야 한다. 어떤 때는 생선과 채소, 두부 등을 넣어 맑게 끓인 국인 ‘지리(ちり)’를 먹기도 하는데, 이것은 ‘맑은탕’이라고 하면 된다.
(7)서덜: 생선의 살을 발라내고 난 나머지 부분
(8)지리(ちり) → 맑은탕
생선살을 뼈째 으깨어 만든 것을 ‘오뎅’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일본말 ‘おでん’에서 온 말이다. 우리말로는 ‘어묵’이라고 할 수 있다. 꼬치에 꿰어 있는 것은 ‘어묵꼬치’라고 하면 되고, 국으로 끓인 것은 ‘어묵국’이라고 하면 된다.
(9)오뎅(おでん) → 어묵, 오뎅꼬치 → 어묵꼬치, 오뎅국 → 어묵국
우리 선조들은 여럿이 어울려 음식을 ‘도르리’하며 먹었다. 요즘 방식으로는 비용을 각자 부담하는 ‘더치페이’나 ‘각출’과 비슷한 것이다. ‘더치페이’나 ‘각출’은 ‘각자내기’로 바꿔 쓸 수 있다.
(10)도르리: 여러 사람이 음식을 차례로 돌려 가며 내어 함께 먹음
(11)더치페이(Dutch pay), 각출(各出) → 각자내기
잔치 음식을 여러 군데에 나눠 주려고 ‘반기’하기도 했다.
(12)반기: 잔치나 제사 후에 여러 군데에 나누어 주려고 목판이나 그릇에 몫몫이 담아 놓은 음식
한 끼 음식을 먹더라도 사시미와 세고시를 쓰키다시와 함께 먹고 스시를 와사비에 찍어 먹은 다음 오뎅국까지 먹고 나서 더치페이하는 것보다는 ‘생선회와 뼈째회를 곁들이찬과 함께 먹고 초밥을 고추냉이에 찍어 먹은 다음에 어묵국까지 먹고 나서 각자내기’하면 훨씬 맛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