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만 교육가족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한국교총 회장 안양옥입니다. 여당의 일방적 공무원연금법 개정 추진, 위기의 교육재정과 교육복지 논쟁, 9시 등교제 전국 확산 움직임 등으로 하루도 마음 편한 날이 없음을 너무도 잘 알고 있습니다. 계속되는 학교현장 부담 정책은 교직사회의 침잠(沈潛)현상의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학교현장을 보호하고 교권을 수호해야 할 교총회장으로서 몸을 던져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선생님의 응어리진 마음을 모두 풀어드리지 못해 죄송한 마음 금할 수 없습니다.
전국의 교육자 여러분! 11월 23일은 한국교총 창립 67주년 기념일입니다. 한국교총은 독립의식 고취와 일제 잔재교육을 걷어내고 국가부흥을 위한 인재육성을 위해 1947년 정부수립 전에 교육자들 스스로 설립한 최대, 최고 전문직연구교원단체입니다.
선배 교육자들의 헌신·열정
국민의 ‘존경’ 이끌어 내 한국교총의 ‘새교육 운동(New Education)’을 기치로 시작된 교육자의 헌신과 열정은 대한민국을 최빈국에서 최대 10대 경제대국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고 자부합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이를 인정해 대한민국 교육자를 ‘국가건설자(Nation Builder)’로 높이 평가했습니다. 과거 선배 교육자님들은 2세 교육에 헌신한다는 자긍심과 명예로 어렵고 힘든 사도의 길을 걸으셨습니다. 이러한 참스승의 모습에 국가와 국민은 깊은 존경심과 믿음을 줬고, 교권존중의 풍토는 교육자를 더욱 힘이 나게 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교육입국과 교권존중, 교육공동체의 사회적 풍토는 급변하는 시대 흐름과 교원노조 합법화 과정, 교육수요자 중심교육으로 대표되는 ‘5·31 교육개혁’을 거치면서 중대한 전환과 시련을 맞이하게 됩니다. 특히, 학생과 학부모는 교육수요자, 학교와 교원은 교원공급자라는 이분법적 구분으로 가르침과 배움의 균형을 무너뜨림은 물론 교원을 개혁의 주체가 아닌 대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팽배하게 됐습니다.
‘교육개혁’ 혼란에 빠진 현장
교원들의 서글픔·분노 전해져
‘교육개혁’이라는 미명 하에 역대 정권들이 추진한 각종 교육정책은 현장과 동떨어져 학교와 선생님들을 힘들게 했습니다. 특히 교육감직선제 이후 학생인권조례, 무상복지 정책 확대 등 교육감 공약과 정책 남발로 현장은 이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안타까운 점은 교육기관인 학교가 정부와 교육감 정책의 이행을 위한 말단 행정기관화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에 더해 묵묵히 교단을 지켜온 선생님들의 연금을 국민연금과 단순 비교하며 교원, 공무원을 마치 국민혈세나 낭비하는 철밥통 집단으로 매도하면서 공무원연금법 개정을 추진함으로 인해 많은 교육자들은 서글픔을 넘어 분노를 느끼고 있습니다.
한숨, 처진 어깨 던져버리고
이제는 교육자들이 나설 때
존경하는 선생님! 이제 자조적인 한숨과 처진 어깨를 과감히 던져버리고 50만 교육자들이 단결해 정부와 정치권 나아가 국민에게 크게 외쳐야 할 때입니다. 우리 교육자가 추구하는 교사상은 지식(知識)을 가르쳐 주는 일시적인 선생님이 아니라 제자의 인격(人格)을 형성시켜 주는 영원한 참스승임을 선언하고 행동으로 보여야 합니다.
과거 전교조가 출범을 하면서 전개한 ‘참교육운동’은 교육·사회적 평가가 엇갈립니다. 그러나 교직을 노동직으로 표방하면서 공과가 있는 교육역사와 교육체제를 부정시하는 시각에서 전개한 ‘참교육운동’은 모든 교육계와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이끌어 내는 데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올해 교총은 창립당시 표방한 새교육운동 정신을 되살리기 위해 ‘제2의 새교육개혁운동’을 선언한 바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교총 창립 67주년을 맞아 윤형섭 제22·23대 선배 교총회장님의 제안을 받들어 교직사회의 자발적 ‘참스승 운동’을 전개하고자 합니다. 잊혀져가는 스승존경 풍토를 되살리고 대한민국 교육을 지키기 위해 선생님의 적극적인 지지와 동참을 호소합니다.
시대가 변해도 변치 않는
‘스승상’ 지켜 나가야 시대가 변해도 변치 않는 참스승상이 있습니다. ▲올바른 인성과 창의적 지성을 함께 갖춘 전인적 인격체로 재자의 성장을 도모하는 선생님 ▲연구와 연찬을 통해 고도의 전문성을 가진 선생님 ▲따듯한 마음과 깨끗한 선생님이 대표적 예일 것입니다. 교권은 부여받는 것이 아니라 교직사회 스스로의 전문성과 열정, 헌신이 빛을 발할 때 인정받고 지속 가능합니다.
또한 아무리 교직사회가 노력하더라도 이를 인정하고 뒷받침해주는 학생, 학부모와의 협력과 협치가 없어서는 이루기 어렵습니다. 교총은 교직사회의 자발적 ‘참스승 운동’ 전개는 물론 후속적으로 ‘참학생 및 참학부모 운동’도 함께 병행할 것을 천명합니다. 정부와 정치권, 언론 등 모든 사회가 교육과 학교를 정치로부터 지켜줘야 할 존재로 인식하게 하는 노력과 협력, 지원을 촉구할 것입니다.
외롭고 힘든 사도의 길을 기꺼이 선택하고 묵묵히 그 길을 걷고 계신 선생님! 우리 모두 국민들로부터 참스승으로 존경받을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합시다. 연금법 개악 움직임에 대한 울분과 어려운 교육 현실로 교단을 떠나려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교육자는 제자 곁에 있을 때 행복하고, 또 스승의 자리를 지켜야 할 막중한 책임이 있습니다. 정든 교단을 떠나지 말고 불굴의 의지로 ‘참스승운동’에 동참해 교육자의 자긍심과 열정으로 교육을 지켜 나갑시다!
교총은 창립 67주년을 맞아 초심으로 돌아가 과거 선배 교육자들의 ‘새교육운동’ 정신을 되살려 교권확립과 정책선도를 통해 더욱 선생님의 자긍심 고취와 사회적 참스승상 정립에 최선을 다할 것을 거듭 약속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