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말 영국에 본부를 둔 국제적 자선구호단체인 CAF(Charities Aid Foundation)가 세계135국을 대상으로 한 ‘세계기부지수’ 순위를 발표했는데, 우리나라는 60위에 올랐다. 2012년 45위 보다 떨어진 순위다. 1위는 미얀마와 미국이 차지했다. 우리나라의 구체적 내용을 보면 금전기부는 41위, 봉사활동은 55위, 낯선 이에게 도움을 주는 정도는 86위에 그쳤다.
물론 이 결과는 각국의 다양한 나눔의 형태와 종교적 문화에 따른 요인 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면도 있겠지만, 각국의 나눔 수준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지표라고 할 수 있다.
세계 행복지수 1위인 덴마크는 처음 보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급한 볼일이라며 자전거를 빌려달라고 하면 누구라도 기꺼이 해준다고 한다. 스웨덴에서는 이름 있는 봉사단체에서 자원봉사를 하기 위해 1년 6개월을 기다려야 하고 어지간한 봉사단체도 6개월 정도 대기하는 건 기본이라고 한다. 미국이 세계의 지도자적 위치를 유지할 수 있는 힘도 건국 때부터 이어져 오는 ‘나눔과 기부문화의 힘’일 것이다. 현존 기부왕으로 꼽히는 빌·메린다 게이츠는 “기부는 특권이자 행복”이라고 했다.
이들 선진국은 1980년대 이후 공교육과정에서 나눔과 봉사에 대한 교육을 정식교육과정에서 체계적으로 강화해 ‘나눔의 힘’을 공고히 유지하고 있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의 초·중등 교과과정에 나눔은 전혀 반영돼 있지 않은 상태다. 학교장의 재량으로 나눔단체의 특별현장 교육 등이 이뤄지는 정도다. 이렇다 보니 나눔에 대한 문화가 좀처럼 발전하지 못하는 것 같다.
사실 인성교육이 날로 강조되는 요즘 우리 청소년에게 필요한 것은 ‘더불어 사는 삶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일 것이다. 초·중등교육에 나눔교육이 정식교육과정에서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그리고 사회적인 인식 확산이 크게 일어날 수 있게끔 정부가 힘을 써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