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격차 문제가 점차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컴퓨터 이용 시간이 많을 뿐만 아니라 사용능력에서도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원장 김영찬)이 최근 초·중·고 학생 1910명(남학생 959명, 여학생 95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여학생의 정보격차 실태와 요인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남학생들은 하루 평균 2시간 50분 정도 컴퓨터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평균 2시간 17분 정도 이용하고 있는 여학생들에 비해 평균 컴퓨터 이용 시간이 30분 정도 더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주변기기 사용능력을 포함한 종합적인 컴퓨터 사용능력도 평균 55.3점으로 평균 48.2점을 기록한 여학생들보다 7점 이상 뛰어난 능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인터넷을 하느라고 밤을 새우는 등 인터넷 과다이용자의 숫자도 여학생들보다 4.8% 정도 더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남학생과 여학생의 컴퓨터 이용 시간과 사용능력에 차이가 있는 것은 컴퓨터 교육에 대한 부모의 태도와도 어느 정도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남학생의 경우 여학생에 비해 `부모가 컴퓨터 이용에 있어서 아들을 우선으로 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더 높게 나타났다. 또 `집에서 컴퓨터를 주로 사용하는 사람이 누구인가'라는 질문에도 남학생들의 경우는 67.2%가 본인이라고 대답한 반면, 여학생들은 전체의 47.5%만이 `본인'이라고 응답해 현격한 성별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여학생들은 본인이 아니라 `남자형제나 여자형제가 주로 컴퓨터를 사용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남학생들보다 각각 8∼9%정도 높게 나타났다.
이에 따라 남학생들의 24.4%는 `정보화 사회가 정말 좋다'고 대답한 반면 여학생들은 17.1%만이 정보화 사회를 적극 지지했고, `컴퓨터 과목을 잘한다'고 응답한 숫자도 남학생은 16.3%인 반면 여학생은 4.9%에 그쳤다. 이밖에 `컴퓨터 관련 직업을 갖고 싶다'고 응답한 학생들의 숫자는 남학생은 전체의 19.3%인 반면 여학생은 전체의 15.4%로 나타났다.
한편 여학생들은 채팅이나 팬클럽 사이트에 접속하는 비중이 남학생보다 더 높은 것으로 드러난 반면, 남학생들의 경우는 포털사이트나 게임, 영화 사이트에 접속하는 비중이 여학생들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사이버 상에 예절을 지키는 면에 있어서는 여학생들이 좀더 철저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학생의 75.5%가 인터넷 예의를 지킨다고 대답한 반면 남학생들은 그보다 13.5%가 더 적은 62%만이 예절에 신경을 쓴다고 대답했다.
이번 조사를 진행한 한국교육학술정보원측은 남녀 학생간의 정보격차의 원인으로 ▲접근 기회의 차이 ▲남녀 성역할에 대한 사회적 편견 ▲본질적 성차 요인 등을 지적하고 "성별에 구애받지 않고 컴퓨터 관련 직업이나 수학, 컴퓨터 교과목에 대한 욕구를 가지도록 하는 교육방향을 수립하는 것이 성별 정보격차 해소의 한 가지 방안"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