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 길고 초봉이 높아 월 연금수급액 많은 것 ‘하후상박’ 일률적용 시 교원 상대적 박탈감 커 별도기준‧교원연금 필요
공무원연금의 바른 개혁을 위해서는 재직기간이 길고, 더 많이 내고 더 많이 받는 교직 특수성이 반영돼야 한다는 의견이 공식적으로 제기됐다. 또 현재 국회 공무원연금특별위원회와 ‘공무원연금 개혁을 위한 국민대타협기구’로 진행되고 있는 연금 개정 논의에서 국민대타협기구 중심이 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국민대타협기구는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제3차 전체회의를 갖고 분과위원회를 구성하는 한편 지난 번 회의에 이어 인사혁신처, 행정자치부, 보건복지부 등 정부부처를 대상으로 한 질의를 이어갔다. 회의에서 안양옥 한국교총 회장은 “공무원연금 불안으로 인해 교직의 명예퇴직이 급증해 서울의 경우 1620명이 교단을 떠났다”며 “관련예산만 2060억 원에 달한다는 점에서 전국적으로는 조 단위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안 회장은 “명퇴파동은 국가와 교육청의 재정부담의 원인이 되고 풍부한 경험이 있는 교원의 이탈로 교육력 약화가 우려된다는 점에서 연금의 바른 개혁과 교직 특수성 반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 측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김동원 학교정책실장도 “퇴직공무원의 31%가 교원이고, 49%가 월 연금수급액 300만 원 이상”이라며 “이는 정년이 길고 초임보수가 높기 때문인데 이 같은 특수성 때문에 결국 하후상박이라는 일률적 기준을 적용할 경우 피해를 보게 된다”고 말했다.
따라서 기여금 산정이나 월 지급액, 재정안정화기금 등 기준을 설정할 때 전체 공무원 평균으로 하기보다 교원의 경우 교원의 평균소득을 기준으로 해줄 것을 요구했다. 또 교원연금법을 따로 제정해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영국과 미국의 일부 주에서는 교원연금법이 있다는 것이 김 실장의 주장이다.
이와 관련해 최관섭 인사혁신처 성과복지국장은 “공무원 중 교원이 많이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사실이지만 기여금 상한액, 월 지급액 등의 개혁요소들은 전체 공무원을 대상으로 하늘 것”이라며 “소득재분배 기능이 교원만 있는 것이 아니고 장기 재직자의 경우 판검사가 교원보다 높다는 점에서 각 직능별 특수성을 고려하는 것은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교육계 대표로 참여하는 위원들이 교원특수성 반영에 대한 집중적인 질의와 답변이 이어지자 조원진 공동위원장(새누리당 의원)은 “교총에서 두 분이 참여한 줄 알았다”며 진지한 토론에 격려를 보내기도 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현재 국회 연금특위와 국민대타협기구가 병행하는 이른바 투트랙 방식의 논의 방식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안 회장은 회의에 앞서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21일 국회 연금 특위가 개최된 것을 언급하며 “특위는 대타협기구에서 합의된 사항을 심의하고 의결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 특위가 대타협기구와 함께 진행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입법권이 있는 국회 특위가 동시에 가동될 경우 자체적인 입법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표시한 것.
이에 대해 강기정 공동위원장(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기본적으로 연금 개혁 논의는 대타협기구를 중심으로 단일안을 만드는 것이 원칙”이라며 “전날 회의는 연금 상황 등을 공유하고 정부 부처의 보고를 받는 자리였다”고 해명했다.
한편 대타협기구는 공무원연금개혁, 노후소득보장제도개선, 재정추계검증 등 3개 분과위원회 인선을 마무리하고 분과별 활동에 들어갔다. 교총 등이 참여하고 있는 공적연금강화를위한공동투쟁본부(공투본) 대표들은 안 회장과 류영록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이 공무원연금개혁분과위에, 김성광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사무처장과 김명환 한국노총 공무원연금특위 위원장이 노후소득보장제도개선분과위에서 활동하게 된다.
각 분과위는 29일 오후 회의를 개최하고 구체적인 개혁방안 마련에 들어간다. 또 향후 일정 등을 고려해 대타협기구와 국회 연금특위는 매주 목요일과 수요일에 개최하기로 잠정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