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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연구

‘메모로’ 국내에 도입한 홍영란 한국교육개발원 선임연구원

“어르신들의 경험·지혜가 소통의 핵심”


‘메모로(MEMORO-기억의 은행·Bank of Memories)’를 연구하고 우리나라에 소개한 홍영란 한국교육개발원(KEDI) 선임연구원(사진)은 메모로 활동에서 어르신들이 기억을 나눠주는 ‘주체’라는 점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나와 다른 세대의 경험을 들으며 공감하고, 그들의 삶을 이해하게 돼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세대 간 활동은 경로잔치를 열거나 말벗이 돼 드리는 등 어르신들을 도와야할 피동적인 존재로 보는 경향이 많았어요. 하지만 학생들이 메모로 활동을 통해 어르신들을 ‘봉사해야할 대상’이 아닌, 경험이나 지혜를 배울 수 있는 ‘한 시대를 살아온 존중받아야 할 어른’으로 생각하게 돼죠.”

지난해부터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산하 기관 합동 프로젝트로 ‘세대통합을 위한 교육·정보체제 개선 전략’을 연구해온 홍 선임연구원은 해외의 세대 통합 사례를 검토하다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메모로 활동에 주목했다. 메모로의 장점으로는 세대 간의 만남을 통한 이해의 폭 증대, 구전(口傳) 역사의 축적, 노년 세대에 대한 인식 개선 등이 꼽힌다.

“우리 사회가 급속히 고령화 되면서 세대 간의 갈등 문제가 첨예해져 이제는 서로 적극적인 공감 활동을 통해 노력해야 할 시기가 왔어요. 어르신들의 기억을 공유하는 메모로 활동이 세대 간 격차를 줄이고 이해하는 데 의미가 있겠다고 판단했죠.”

한국의 메모로 활동이 다른 국가와 다른 특징은 중·고생으로 타깃을 잡아 학교에 도입했다는 것이다. 메모로 참여 국가 대부분은 일반 성인 중심의 시민·사회운동으로 운영된다.

“요즘 학생들은 제가 성장할 때와는 다르게 어른들을 만나 진지하게 이야기할 기회가 없어요. 학생들이 참여하면 그 의미가 더 살아날 것 같았죠. 인성교육진흥법에 명시된 것처럼 나와 다른 타인이 더불어 사는 역량을 기르는 것이 인성이라면 또래 친구 외에도 다른 세대를 존중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성품과 역량도 키워 나가야 합니다.”

홍 선임연구원의 예상은 적중했다. 입소문을 타고 메모로 참여 학교 수가 지난해 13개교에서 올해 35개교로 22개교 늘어난 것. 참여 학교 수가 늘어난 만큼 교육과정, 동아리, 창체 활동, 교내 UCC 공모전 주제 등 도입 방식도 더 다양해졌다.

“학교 운영사례를 널리 알려 가능한 더 많은 학생들이 어르신들과 소통의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어요. 일본 메모로가 지역사회, 기업과 연계돼 크게 활성화 돼 있는 것처럼 우리 사회에도 전반으로 확산돼 세대 간 간극을 줄이고 통합하게 되는 중심이 됐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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