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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중학생 친구 살인의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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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02.04.22 00:00:00
지난 15일 중학교 교내에서 친구를 살해한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났다. 평소 친구들을 폭행하며 괴롭히는 친구에게 불만을 갖고 있던 한 학생이 친한 친구를 운동장에서 때리는 것을 보고 복수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한다. 일과중인데 집에까지 가서 흉기를 가지고 와 교실에서 수업중인 친구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것이다.

숨진 학생이나 범행을 한 학생 모두가 너무 불행하고 가슴 아픈 일이다. 더욱이 이러한 끔직한 불행이 학교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우리 학교현장이 정말 안타깝고 걱정스럽다.

인간교육, 인성교육을 강조하고 있지만 과대규모학교, 과밀학급은 마치 거대한 공장이나 시장 같다. 인간성은 마몰되고 기계적인 일과만 정신없이 돌아가고 있는 현실이다. 질식할 것 같은 좁은 공간에서 수천명의 생기발랄한 청소년들이 소리지르고 뛰고 있다. 청소년기는 신체적, 정신적으로 과도기이고, 제2의 반항기이며, 질풍노도의 시기다. 이러한 특성을 가진 청소년기의 학생들을 교육하기에 우리의 학교는 너무 좁고 너무 기계적이며, 너무 비정서적이다. 이러한 학교여건과 분위기에서 사랑과 우정을 학습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그리고 부모가 이혼한 결손가정의 외로운 학생들, 성적이 부진하여 가정과 학교에서 눈치를 받고 있는 학생들, 친구의 폭력에 시달리는 학생들, 정신적으로 불안하고 성격이 잘 못 형성되고 있는 학생들을 위해서 학교가 무엇을 얼마나 하고 있는지도 문제이다. 폭력학생 뿐만 아니라 문제아들을 제대로 파악하고 이들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가. 사고가 나면 징계하고 뒷수습하는 일에만 급급한 현실이 아닌가. 이번 사건을 저지른 학생도 평소에는 교실에 있는지 없는지 모를 만큼 조용하고 평범한 아이'라고 선생님들은 알고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부모가 이혼하고 유일하게 친구에게 정을 기대며 외롭게 지내는 그 아이의 성격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 살피고 도와줄 수 있는 학교를 기대하기에는 우리의 학교는 너무나 척박하고 비정할 따름이었다. 학교가 점점 비정화되고 있다. 학교와 학급을 적정 규모로 줄이고, 인성교육 프로그램과 상담교육체제를 강화하는 일이 시급한 과제이다.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 사이에 가슴과 가슴이 만나고 인격과 인격이 맞나는 교육여건을 만들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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