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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세계 최고의 학교와 인성교육

최근 교육계의 최대 관심사는 인성교육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학부모와 교사 모두 자녀와 학생들의 바른 인성교육을 위해 고민하고 있음을 반영하듯 관련 실천사례들이 많이 발표되고 있다.

美 명문 ‘필립스 엑시터’의 교훈

이 가운데 ‘세계 최고의 학교는 왜 인성에 집중할까’라는 책은 미국 명문 필립스 엑시터 아카데미의 인성교육 사례를 분석, 소개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현장 교사와 인성교육 정책 입안 책임자들이 참고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내용을 간단히 소개할까 한다.

미국 독립전쟁이 끝나기 2년 전인 1781년 세워진 이 학교는 오랜 전통을 가진 학교인 만큼 졸업자 면면도 화려하다. 제14대 대통령 프랭클린 피어스,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주커버그, ‘다빈치코드’ 작가 댄 브라운 등 다방면에서 많은 인물들을 배출하고 있고 한국인으로는 이창래 교수가 있다.

그런데 필립스 엑시터가 이토록 훌륭한 인재를 많이 길러낸 비결은 ‘인성’을 핵심으로 한 교육이념에서 찾을 수 있다.

설립자 존 필립스는 학교를 세우며 ‘교사의 가장 큰 책임은 학생들의 마음과 도덕성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다. 지식이 없는 선함은 약하고, 선함이 없는 지식은 위험하다. 이 두 가지가 합쳐서 고귀한 인품을 이룰 때 인류에 도움이 되는 토대가 될 수 있다’고 선언했다. 필립스의 설립 정신은 ‘자신을 위하지 않는’에 있다. ‘이곳에서 배운 것을 자신뿐 아니라 타인을 위해 써라’는 교훈을 강조한다. 하버드의 캠퍼스 출입구 중 하나인 ‘덱스터 게이트’에 쓰여 있는 ‘나가서 나라와 인류를 섬기라’와 흡사한 의미다. 이를 뒷받침하듯 미국에는 ‘능력 때문에 당신을 고용했지만 인성 때문에 당신과 일할 수 없다’라는 말이 통용된다.

1931년 이 학교에 거액을 기부한 에드워드 하크네스가 단순히 정답을 받아들이는 대신 토론을 통해 끊임없이 질문하고 탐구하는 방식을 제안한 것은 큰 변화를 가져왔다. 열두 명의 학생들이 ‘하크네스 테이블’을 이뤄 스스로 길을 찾도록 하는 이 방식은 유대인의 교육법 하브루타를 떠올리게 한다. 대신 하크네스 수업은 예습 없이 불가능하다. 수업 전 스스로 할 수 있는 공부를 모조리 해야 가능하다. 토론이 중심을 이루는 만큼 말하기와 독서, 글쓰기를 중요하게 여긴다. 스스로 책을 정독하고 이해하는 속도는 곧 학업 능력과 정비례하고, 성적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척도가 되는 것이다.

‘이타적’ 인재 양성이 교육이념

학생들은 예술과목을 통해 인성을 기르고 정서적 균형을 찾아간다. 예술수업을 통해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으로 차츰 변화되고 창의력과 대인관계의 발전을 이룬다. 예술과목은 음악, 미술, 연기의 세 과목으로 구성돼 있고 각 과목은 일정한 커리큘럼으로 운영된다. 학생들은 졸업을 하기 위해 이 세 과목 중 적어도 두 과목에서 정해진 학점을 따야 한다.

필립스 엑시터는 수업에서든 생활에서든 모든 면에서 ‘나를 위하지 않는’ 이타적 정신을 가르치고자 한다. 아무리 지식이 뛰어난 학생도 남을 위하는 덕이 없다면 올바른 인재로 성장할 수 없다고 여긴다. 이 가치를 깨닫고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며 실천하는 인재로 발돋움하게 되는 것이다. 최근 인성교육을 강조하는 우리에게 알려주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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