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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제4차 동아시아교육회의 참관기

"경제위기일수록 교육투자 우선"

동아시아 지역의 교육발전을 위한 정보교류 및 교육문제토론과 함께, 이 지역 교원단체들간의 유대강화를 목적으로 매년 개최되고 있는 동아시아교육회의(East Asia Education Forum)가 6월 24∼25일 양일간 일본 동경에서 열렸다. "아시아 경제위기가 교육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개최된 이번 회의에서 본회에서는 김명한 경북대교수가 발표자로 나서 한국의 경제위기가 학교, 학생, 교사 등에 미친 영향에 대해 발표하는 등 각 단체 대표들이 아시아 경제위기 이후 자국의 경제와 교육의 변화상에 대해 발표하고 서로 의견을 교환했다.

특기할 점은 여타 국가들이 경제위기에 따라 전반적으로 교육 예산을 삭감 또는 축소하고 있는데 비해 홍콩과 대만의 경우에는 경제 위기 이후 질 높은 인적 자원의 중요성을 실감해 교육 재정을 확대했다는 사실이다. 각 단체 대표들의 발표 내용을 중심으로 각국의 경제실태와 이에 따른 교육부문에 서의 영향 등에 대해 살펴본다.

#한국의 경우

아시아 경제 위기에 관한 많은 내용이 언론 보도에서 지적됐다. 대부분 언론에서는 시장 경제의 운영에 대한 정부의 지나친 개입과 과도한 투자와 무모한 재정 운용을 경제 위기의 원인으로 꼽았다.

교육재정에 있어 1997년 12월 한국에 경제위기가 닥친 이후 교육예산이 전체적으로 약 20%가 삭감됨과 동시에 교육 분야의 지출이 20% 줄어들어 한국교총이 제안한 우수교원확보법의 제정 등과 같은 많은 논의 과정에 있는 교육 개혁방안들이 유보되었으며, 교사들의 정년이 65세에서 62세로 단축되는 동시에 교원들의 월급도 10-15% 삭감되었고, 해외 유학중인 학생들이 재정적 곤란으로 인해 대거 귀국하는 사태를 맞이했다.

1998년 정부는 추진 중에 있는 교육 개혁 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원래 교육 부분에 23조6천억의 예산을 할당했으나, 2차례에 걸친 추경예산편성과정에서 교육예산을 17조 4천8백억으로 삭감했고 정부 예산에서 교육예산이 차지하는 비율은 1997년 23.9%에서 1998년 23.3%로 줄어드는 등 국내총생산대 교육예산의 비율이 5.8%로 감소됐다.

교사들은 정년 단축 이전에 정상적인 명예퇴직 수당을 지급 받을 목적으로 경제난에 따른 구직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수의 교원들이 교단을 떠났다. 어려운 경제로 인해 많은 학교에서 점심을 못 먹는 결식아동들이 생겨났다.

한국교총은 지난해 결식아동돕기 사랑의 모금운동을 전개해 8억8천2백6십4만2천9백6십9원의 성금을 모금한 바 있으며, 최근에는 정부가 교육세를 폐지하고 경제위기에 탄력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현 조세 제도를 개정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교육재정 확보와 교육 개혁의 성공적인 수행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한 한국교총은 이 계획의 폐지를 요구했다.

또한 교사 정년을 60세로 단축하려는 정부의 움직임을 저지하기 위해 1998년 11월 21일 여의도 한강 둔치에서 7만명이 운집한 대규모 집회와 함께 정년 단축반대 서명운동을 펼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사 정년은 65세에서 62세로 단축되었고 이와 같은 정책 결정에 따라 교사들의 사기는 급격히 저하됐다.

#일본의 경우

경제위기로 인해 1998년 6월에 승인된 정부의 재정개혁프로그램이 유보됨에 따라 1993년부터 시작해 6년간 30,400명의 교직원을 채용하려던 정부의 제6차 교직원수급 조정 계획이 차질을 빚어 채용인원이 9,400여명 가량 줄게 됐다. 이는 일본의 교직원의 인건비가 전체 교육예산의 78.1%나 차지하는 부담 때문에 취한 불가피한 조치였다.

현재 일본 교육은 학교폭력, 무단결석, 퇴학, 학교 시설 파괴 등 엄청난 문제를 앉고 있다. 이는 단순히 학교나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의 문제만이 아니다. 심각한 입시 경쟁과 정보화사회에서 나타나는 강박관념 등이 학생들에게 그대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또한 학생들이 성인사회의 타락상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과감하게 교육 개혁을 추진하고 교육 분야에 대한 재정을 확충해야 하나, 중앙 정부
및 지방 정부는 오히려 현재의 심각한 경제적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조치의 일환으로 교육 예산을 제한하거나 삭감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하에서 일본교직원조합은 중앙 및 지방정부가 더욱 질 높은 교육적 경험을 창출하도록 하기 위한 배전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홍콩의 경우

과거 16개월간 경제 위기가 홍콩을 강타해 경제 성장률이 +5% 성장에서 -5%로 급감하게 됐다. 이러한 경제 위기가 교육에 미치는 영향 가운데 하나는 비용의 효율성 개념에 대한 생각이 더욱 더 중요시되어 교수 및 학습 두 부문 모두에서 교육의 질이 주된 관심사로 떠올랐다는 것이다.

이와 동시에 교육이 경제 개발 및 개혁을 지원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됐다. 이로 인해 1998년 초에는 기업가들이 교육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기금으로 6억4천1백만 달러(약 7천6백9십2억원 정도)를 모금하였으며 이 중 2억9천5백만 달러(3천5백4십억원 정도)가 초·중등교육의 정보기술교육을 위한 제1단계 사업에 할당됐다. 경제 위기 이후에도 단 1달러의 교육예산도 삭감되지 않았다.

교사들이나 교원단체가 홍콩의 경제 위기 상황을 치유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으나 교사들은 교육의 질을 높이고 학생들의 능력 향상을 위해 최신 기술과 창의력을 심어주어 경제의 부침 속에서 생존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홍콩을 만들기 위해 개혁적인 조치를 취해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홍콩에서의 경제위기는 기초교육 분야(초·중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반대로 위기로 인해 정부 및 사회는 홍콩이 석유나 금이나 은 등을 가진 다른 많은 부존자원을 가진 국가들과 자신들이 처한 상황이 다르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홍콩에서의 가장 중요한 자원은 인간이다.

경제 위기 하에서 홍콩의 세계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질을 더욱 향상시켜야 한다는 사실과 교육이 이를 달성케 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이것이 바로 정부가 교육예산을 한푼도 삭감을 하지 않고 국가의 먼 장래를 위한 탄탄한 기초 교육을 쌓기 위해 오히려 교육재정을 확충시키는 이유이다.

#대만의 경우

경제 위기는 엄청난 근심·걱정과 고통을 불러왔으나 교육적인 측면에서는 오히려 긍정적인 결과를 낳았다. 학교 개혁을 위한 예산이 증가했고 정보교육을 위해 더 많은 재정이 투입되었으며 교육의 수월성을 위해 대학에 보조금도 늘어났다.

1996년 12월 교육개혁위원회가 작성한 "교육개혁에 관한 종합 자문보고서"에 따라 행정 장관 유안(Yuan)은 1997년 1월 여타 각료들로 구성된 교육개혁진흥위원회를 설치해 이 보고서가 제안하는 개혁 사업을 수행했다. 1997년 동 위원회는 1997년 7억9천만 달러(9천4백8십억원)의 예산을 요구하기로 결정했는데 이는 '98년 교육부 예산이 전년도와 대비해 7.25%가 증가된 금액이었다.

증가된 예산은 학급규모를 축소하고 직업교육 여건을 개선하는데 주로 사용됐다. 작은 학급 규모 실현은 1학년부터 실시되어 학급당 평균 학생수가 45명에서 35명으로 감소됐다. 더 많은 교사들을 고용하기 위해 현재 직원수 증가를 1년에 1.5%로 제한하는 중앙직원행정제도의 제약도 학교에는 적용되지 않게 됐다.

현재까지 대만의 경제위기는 교육 분야에 아직까지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으나 장기적인 경제위기가 사회나 특히 교육에 미칠 영향은 대만이 얼마나 빠른 시일 내에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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