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표된 정보화 촉진 계획에 따르면 앞으로 ICT 활용 수업 비율을 20%까지 끌어올린다고 한다. 하지만 ICT 활용 수업이 원활하게 이뤄지려면 이용 가능한 컴퓨터의 수는 물론 성능도 담보돼야 한다. 과연 학교는 그럴까. 최신 기종으로 매번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정보화예산을 다 쏟아부을 수도 없는 일이고 해가 갈수록 고물이 되어 가는 컴퓨터로 최신 사양에 익숙해진 학생들을 만족시킬 수도 없는 일이다.
매년 최신 컴퓨터로 업그레이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한 일이다. 경기도 교육청의 경우 관내 보유 컴퓨터 대수는 20만대 이상이다. 컴퓨터 사용주기를 4년으로 예상할 경우 매년 평균 5만대 정도를 교체해야 하고 이 경우 대당 교체 비용을 100만원으로 계산하면 엄청난 금액이 매년 정보화 기자재 교체비용으로 투자돼야 한다. 500억원 이상이 예상된다. 2001년의 경우 정보화예산 집행액이 820억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정보화예산의 대부분을 기기 교체로 소진해야 한다는 결론이다.
97년도부터 펜티엄 초기급 컴퓨터가 보급돼 다량의 컴퓨터 교체 시점이 도래하고 있는 시점에서 재정 압박을 견디기 위해서는 컴퓨터 보급방식을 재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재활용을 해야한다는 논의가 5년 전부터 제기돼 왔다. 하지만 이렇다할 재활용 방법이 없어 구형컴퓨터 발생시 대부분 폐기됐고 활용된다고 해도 자판 익히기, 타자 연습, 분해 전시, 관련교과 수업시 실물예시자료 정도로만 활용돼 효과가 미미했다.
◇대안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은 지난달 30일 `저성능 PC 활용방안'이라는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은 노후 PC를 재활용하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 포럼에서는 신형 PC를 구입하는 것보다 훨씬 저렴한 비용을 들여 고사양 PC로 재활용할 수 있는 Thin Client 기술이 소개돼 관심을 모았다. 현재 몇몇 학교에서 채택하고 있는 이 기술을 도입하면 새 PC를 구입하거나 구형 PC의 업그레이드를 위해 매년 투입하는 천문학적인 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기술에 의하면 개별 PC는 명령만 보내고 서버를 통해 대부분의 작업이 이뤄진다. 그 결과물만을 다시 개별 PC에서 확인하는 개념이다. 고사양을 요구하는 프로그램 자체가 서버에서 운영되기 때문에 학생들이 조작하는 컴퓨터는 기존 것으로도 충분히 사용이 가능하다. 새로운 PC에 대한 수요가 자연히 감소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이 방식을 채택할 경우 기존 PC보급의 절반 수준이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Thin Client 기술은 다시 터미널카드를 설치하는 하드웨어적 구성과 서버용 운영체제에서 기본으로 제공하는 원격제어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는 소프트웨어적 구성으로 나뉜다. 이 방식은 그동안 골머리를 앓아온 관리에서도 커다란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응용 프로그램이 모두 서버에 설치돼 운영됨으로 서버용 프로그램만 관리하면 되고 개별적으로 프로그램을 설치할 필요도 없어 담당 교원들의 업무 부담도 크게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모든 학생들이 단말기 성능에 관계없이 동일한 운영 교육환경을 가질 수 있고 유해정보 차단 및 바이러스 방지 등을 서버에서만 관리하면 돼 해킹 및 정보화 역기능 방지가 간편해진다.
특히 관리의 어려움 때문에 그동안 컴퓨터실 개방이 원활히 이뤄지지 못했지만 이 경우 관리의 부담이 없어 컴퓨터실 활용 극대화를 가져올 수도 있다.
경기도교육청 이영일 정보화지원담당사무관은 "새 컴퓨터를 지속적으로 바꾸어주는 보급방식은 재고할 시점"이라며 "노후 컴퓨터를 단말기로 이용함으로써 막대한 예산절감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