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시친환경유통센터 ‘올본’의 ‘고름 돼지 목살’ 납품으로 무상급식에 대한 신뢰도가 도마에 올랐다. 서울 C고 급식 사태로 인한 검경의 전국 특별단속이 센터 의혹 해소로까지 이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서울 700여 초중고에 친환경 식자재를 납품하고 있는 올본은 최근 고름을 제거한 돼지 목살을 학교에 납품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목 부위에 구제역 예방 백신접종을 맞은 돼지의 경우 잘못하면 화농현상이 나타나거나 조직이 변질되는데 이 부위만 제거한 채 멀쩡한 제품인 것처럼 학교에 납품했다는 내용이 한 방송사 뉴스를 타면서 시민들이 적잖게 놀란 것이다.
물론 농림축산식품부가 백신 자체에 문제가 없으므로 이런 고기의 경우 문제의 화농현상 부위를 제거하고 먹어도 이상 없다고 밝혔지만 친환경 식자재를 유통한다는 자부심에 먹칠을 한 상황이다. 친환경 무항생제 돼지의 경우 화농현상이 나올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정욱 국가교육국민감시단 사무총장은 “원래 올본이 친환경 식자재만을 납품하지 않고 일반 농축산물도 함께 다루고 있다”면서 “너무 친환경을 앞세운 나머지 이런 지적을 받는데, 그런 문제로 서울친환경유통센터란 명칭에서 ‘친환경’ 문구를 떼려는 고민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공립학교들은 올본의 불투명한 식자재 수급에 대해 불신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사용할 수밖에 없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서울 A초 교장은 “현재 공립학교의 경우 반드시 학교급식전자조달시스템(eaT)을 통해 구입해야 하므로 급식비 사용 여부는 투명해진 반면, 직접 보고 구입할 수 없으니 식자재가 신선한지 아닌지, 맛이 있는지 없는지 도저히 알 수 없다”면서 “친환경 무상급식 시행 전에는 학부모님들이 식자재를 직접 구입했기에 어디서 무엇을 샀는지 투명하게 진행돼 식자재는 물론 급식 질에 대한 신뢰도 또한 높았다”고 털어놨다.
따라서 다수의 교원과 학생, 학부모들은 쓰러져가는 학교 시설 개선을 포기하면서까지 투입된 막대한 금액에 비해 급식 질은 개선되지 않고 있어 유통 비리 의혹까지 품고 있다. 실제 친환경 무상급식 시행 이후 음식물 쓰레기 처리비용 역시 최근 4년 동안 매년 늘어나 총 138억3000만 원에 달하고 있으며, 이는 저질 식자재를 멀쩡한 것처럼 둔갑시켜 폭리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경자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 대표는 “1000개 학교에 배급될 엄청난 양의 국산 친환경 식자재는 확보가 불가능한데도 시민들을 속이고 막대한 이익을 누린 이들이 있다”면서 “경찰과 검찰, 국세청 등은 철저히 수사해 시민들에게 알려야 하는데도 무슨 이유에서인지 오히려 이들을 비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올본은 지난해 감사원 감사에서 잔류농약 기준치 이상의 부적합 농산물을 납품했다는 사례가 적발돼 한 때 납품 학교 수가 39개로 급감했다. 그러나 조희연 교육감 취임 후 수의계약 비용을 1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높이고 ‘행정지도’ 카드까지 꺼내며 독려하듯 활성화 대책을 내놔 현재 예전만큼의 납품 학교 수를 되찾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