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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국·공립유치원 태부족" 분노…귀막은 당국

법 홍보 때는 확대…시행령·예산은 축소
갈팡질팡 정책에 유아공교육화 후퇴 우려

국공립유치원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정작 유아교육을 책임져야 할 교육당국은 오히려 뒤로 물러서는 태도를 보이고 있어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교육부는 유아교육법이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되자 즉시 보도자료를 통해 "유치원 수요 급증지역이나 교육환경이 열악한 지역에 유치원 설립을 의무화해 지속적인 공립유치원 확대의 기틀을 마련했다"며 환영했다. 그동안 누리과정 전면실시 등 유아교육의 공공성 확대를 누누이 강조해왔던 터라 이 같은 발표는 교육부가 향후 국공립유치원 설립에 적극 나설 뜻을 밝힌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와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어 비난이 거세다.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지난 9월 17일 입법예고된 유아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이다. 개정안은 '도시개발사업, 택지개발사업 등으로 인구가 유입돼 초등학교를 신설하는 경우 초등학교 정원 '1/4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공립유치원 설립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는 현행 규정을 '1/8이상'으로 축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수많은 반대의견이 빗발쳤다. 교육부 관계자도 "입법예고 기간 내내 이어지는 민원에 큰 홍역을 겪었다"고 털어놨다.

정부세종청사 앞 릴레이 1인 시위에 참가한 한 학부모는 "가뜩이나 유치원 정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정부가 공립유치원을 늘리려고 노력하기는커녕 어떻게 축소하려 할 수 있느냐"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최근 신입 원생 추첨 행사를 치른 서울 A유치원 원장은 "80명 모집에 820여명이나 되는 학부모님들이 몰려 인근 대형 교회를 빌려 행사를 치렀다"며 "공립유치원 입학을 원하는 분들이 이렇게 많은데 정부가 이를 반으로 줄이려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시행령에서 1/4이상을 규정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도 신도시에 단설보다 병설이 더 많이 생기고 있는 상황인데, 시행령이 1/8로 개정되면 이런 현상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교육부는 끝까지 뜻을 굽히지 않을 모양새다. 각 시·도교육청에 통보된 내년도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배분안에 포함된 공립유치원 신·증설비도 올해 3792억원에서 1934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삭감됐다. 교육부 지방교육재정 관계자는 "각 시도교육청 별 신청에 따라 산출한 내역일 뿐 실제로는 보통교부금이 교육청에 전달되면 어떻게 쓸 지는 교육청 자율이기 때문에 꼭 공립유치원 설립이 줄어든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설명하면서도 "시행령상 설립 기준이 1/4에서 1/8로 줄어드는 게 반영된 것 아니냐"는 질문에 부정하진 않았다.

다른 교육부 관계자는 "현행 규정이 강행규정인데다 설립 기준이 너무 높아 세종, 경기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한 대부분 교육청이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이를 지키지 못해 위법상태에 놓여 있다"며 "이로 인해 지방교육청의 원성이 높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초등학교 정원의 1/4을 유치원 정원으로 하면 전체 수요의 50%을 수용하는 셈인데 올해 전국 평균 공립유치원 수용률이 11.5%라는 점을 감안하면, 신도시 등 특정지역에만 지나치게 많은 재원을 투여하는 불공정한 결과를 낳게 된다"고 강조했다.

공립유치원 설립에 미온적이기는 정치권도 마찬가지다. 전북의 경우 2011년부터 추진해 온 익산 지역 공립단설유치원설립(안)이 도의회에서 유보됐다. 생존권을 걸고 이를 반대하는 사립유치원·어린이집 관계자들의 반대 때문이다. 지난달 25일 익산공립단설유치원 설립문제 공론화를 위한 공공토론위원회가 공립단설유치원 설립 찬성 83.1%, 반대 16.9%의 압도적인 설문 결과를 내놓았지만 반대측 눈치를 살피는 도의원들을 설득하진 못했다.

이에 전북교총(회장 온영두)은 "전북도의회가 익산 시민들의 절대적 지지 속에도 일부 이익단체와 사립유치원 입장만 받아들여 통과를 유보시킨 데 유감을 표한다"며 도의회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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