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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외로운 대부도…벽지 혜택 사라지나

5년마다 재설정, 올해 제외돼
지역 학생, 학부모 이탈 시작
“소외지역에 가혹한 탁상공론”

경기도 안산 시내에서 50㎞나 떨어진 섬, 연육도 ‘대부도’. 가난하고 힘없는 지역이라는 설움 속에서도 ‘도서·벽지 진흥법’ 혜택 하나만 보고 지내온 학생, 학부모, 교사들은 올해 어느 때 보다 추운 겨울나기를 하고 있다.

대부도 내 유·초·중·고 전체 학생 다 합쳐봐야 500명, 교직원은 130명 정도로 사실상 벽지로 봐도 무방하다. 초교 세 곳, 중·고 각 한 곳씩밖에 없는 열악한 지역이다. 상당 수 젊은이들은 도시로 떠나 결손가정이 많다. 지역 내에 일자리가 별로 없어 드문드문 위치한 상점에서 할 수 있는 건 아르바이트 정도다. 어업에는 주로 노년층이 종사하고 있다.

그럼에도 대부도는 도서·벽지에서 제외됐다. ‘공무원수당 등에 관한 규정’ 12조에 도서·벽지 등 특수지근무수당의 지급대상지역을 5년마다 실태조사를 해 재설정하게 돼있는데 지난해 말 대부도가 빠지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 9월 대부도 내 공무원들의 특수지근무수당을 중지하는 내용의 ‘경기도교육청 특수지근무수당 지급대상 기관 및 등급에 관한 조례’ 개정이 이뤄졌다. 이어 벽지 학생과 교사에게 주는 혜택도 제외하는 ‘도서·벽지 진흥법 시행규칙’ 교육부 고시도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 경우 대입 농어촌특별전형과 교사들의 가산점 등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렇지 않아도 열악한 교육여건이 더욱 악화일로를 걷게 된 셈이다. 벌써부터 시행규칙 고시를 앞두고 학생, 학부모가 동요하면서 대부도를 빠져나가고 있다.

대부도 학부모들은 “지역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탁상행정”이라며 분노하고 있다.

한 학부모는 “벽지에서 제외하려면 지역이 그에 맞는 규모를 이뤘을 때 하는 게 맞다”면서 “주민, 학생이 더 유입되고 학교도 더 늘어나기는커녕 오히려 줄어드는데 말이되느냐”고 반문했다.

교육 낙후지역으로 전락할 처지에 놓인 대부도 교육계는 절박한 심정이다. 한 초교 교장은 “학부모님들이 위장전입을 해서라도 떠나겠다고 하는데 그 마음은 이해하지만 교육자 입장에서 용인할 수는 없고, 교사들도 사기가 저하돼 상심이 크다”며 “예전에 평교사로 근무했다가 이곳에 좋은 추억이 있어 다시 돌아왔는데 너무 안 좋은 상황에 마음이 아파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 내 유일한 중학교인 대부중은 지난 4일 안산교육지원청으로부터 1학년 진학 예정 학생이 30명밖에 안 돼 현재의 두개 반을 한 반으로 줄이라는 지침까지 전달받았다. 원래 지역 내 초교 졸업예정 학생은 32명이었는데 이 중 2명 정도가 빠져나가 이 같은 사달이 났다.

대부중 관계자는 “겨우 한 두 명 차이로  반을 줄이라는 것은 너무나 가혹하다. 두 개 반 유지를 반드시 해야 한다”며 “학급 감소에 따라 예산 감소, 교사 부족 등 현상이 도미노처럼 나타날 것”이라고 털어놨다.

혁신학교, 연구학교 재직 교사와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경기도내 혁신학교, 연구학교 교사들은 가산점을 받고 있는데 안산 도심과 35~50㎞나 떨어진 곳에서 고생하는 벽지 교사들이 그 혜택을 받지 못하는 건 불합리하다는 반응이다.

이 학교 다른 관계자는 “시행규칙이 고시되면 학생 농어촌전형, 교사 가산점이 사라져 점점 도외지로 빠져나가게 될 것”이라면서 “노후 교실에서 수업 받는 외지 학생만 불이익을 받는 식인데 이런 상황에서 ‘한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교육’이라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한숨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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