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지역 중등 수석교사들이 교육기부로 진행한 ‘수업으로 행복한 교사’ 연수가 주목받고 있다. 연수 이수 학점이나 시간이 부여되지 않는데도 교원들의 신청이 많아 수강 인원을 제한해야 할 정도로 관심이 높기 때문이다.
수석들은 올해 4월과 9월, 11월 세 차례에 걸쳐 토요일 당일 4시간 동안 ‘하브루타 토론수업’, ‘비주얼씽킹 수업’, ‘프로젝트 수업’ 등 교수법과 관련된 5개 강좌를 개설, 각 강좌별로 25명을 모집했다.
학교에 연수 안내 공문을 발송한 당일 149명이 신청해 마감됐다. 그 뒤로도 신청이 이어져 400여 명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 충남지역에서 오겠다는 교사부터 결원이 생기면 바로 알려달라는 교원들의 연락이 빗발쳤다. 결국 강좌별 인원을 조금 늘려 32명으로 맞춰야 했고, 직접 실습에 참여하지 못해도 청강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종오 안산해양중 수석은 “직무연수는 본인이 신청했다고 해도 의무감이 들다보니 오히려 이런 자율적 연수에 참여가 높은 것으로 보인다”며 “실제적 수업에 대해 배우고 싶은 교원들은 수업 모형에 대한 연수에 관심이 많다”고 설명했다.
김수분 경기 부일중 수석은 “과거 지식 절달 연수, 사례 중심형 연수에서 벗어나 이제는 실습형·참여형 연수로 가고 있는 추세”라며 “수업과 직결되는 주제라 현장에서 바로 활용 가능해 유용하다는 의견들이 많다”고 밝혔다.
같은 취미로 모인 교원들이 자발적으로 직무연수를 계발한 경우도 있다. 2007년 서울지역 교원들을 중심으로 모인 ‘파이데이아 합창단’은 3년 전에 직무연수로 합창지도 과정을 마련했다. 매주 합창 연습을 위해 모이다가 이를 체계화하고 다른 교원들과도 음악 지도에 대해 공유하자는 뜻에서 자발적으로 기획하게 됐다. 현재 1년에 2차례, 30시간의 연수로 운영되고 있다.
유애경 서울청계초 교사는 “선생님들 스스로 연수 과정을 꾸려가고 직접 합창을 하며 진행하는 연수이다보니 적극적으로 참여하신다. 개인적으로 비용을 더 들여 전문 강사를 초빙하고, 연수 시간을 따지지 않고 미리 와서 개별 지도를 받으려는 선생님들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연수원 등은 이같은 현장 요구를 반영해 최근 강의 중심 연수에서 참여·체험형 연수로 개편, 이같은 연수를 80%까지 확대했다. 교원들끼리 토의나 토론, 수업 실행 등을 통해 현장에 적합한 수업 모형을 만들어 연수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스노우볼(snow ball·전문 교수 요원)’ 과정 직무연수가 그중 하나다. 중등 영어과 스노우볼 과정은 지난 4월부터 16명의 교사가 토의 발표, 수업 공개와 성찰 등 실기실습으로 진행하는 연수다. 강의식 과정은 전체 연수시간의 10%뿐이다.
양영희 교육연구사는 “원래는 오후 4시에 시작해 7시 30분에 끝나는 것으로 계획돼 있는데 선생님들의 열성적 참여에 오후 10시가 될 때까지도 지속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연수원은 이를 통해 수업 역량이 높은 전문 교수 요원을 양성, 이들이 수업 공개와 나눔 등을 통해 다른 교사들의 수업 개선을 돕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또 학교의 교육 여건이나 당면 과제에 맞춰 교원들이 자발적으로 연수를 기획해 제출하면 심사를 통해 예산을 지원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이에 따라 구산중에서는 ‘질문이 있는 교실 만들기’로, 대명중에서는 ‘자유학기제 운영을 위한 수업 평가 방법 개선’을 주제로 연수를 기획해 운영했다. 이는 연수원에 대한 접근성의 한계를 극복하고, 현장에서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