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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학생은 ‘희망’, 교사는 ‘절망’하는 교직

OECD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회원국의 15세 청소년 가운데 장차 교사가 되고 싶은 학생은 평균 4.8%였는데 우리나라는 3배 가까운 15.5%나 됐다. 청소년 4명 가운데 1명꼴(25%의 응답률)인 터키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청소년들이 교직을 희망하고 우수인재들이 몰리는 것은 국가의 장래를 위해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정작 교직의 꿈을 이룬 교사들은 교단에 서고자 하는 청소년들의 간절한 염원과는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어 문제다.

OECD 자료에 따르면 회원국 현직 교사들을 대상으로 교사로서의 만족도를 물어본 결과 ‘교사가 된 것을 후회한다’는 답이 9.5%였으나 유독 우리나라만 20%가 넘는 응답률을 보였다. 교사 다섯 명 중 한 명은 교사된 것을 후회한다는 얘기다. 청소년들은 간절하게 교직을 희망하는 데 비해 현장의 교사들은 교직 선택을 후회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에게 교사의 인기가 높은 것은 교사로서의 가치나 소명의식보다는 장기 저성장의 늪에 빠진 경제상황이 노동시장의 불안으로 이어진 탓이다. 정년이 보장되고 퇴직 후 연금 혜택까지 받을 수 있다는 것에 호감을 보이는 것이다. 그러나 교사들은 날이 갈수록 교권침해에 시달리고 있다. 교원평가제와 차등성과급제 같은 정량적 평가 시스템으로 인해 교사로서의 존경과 예우는커녕 최소한의 자존감마저 무너지며 후회하고 있다. 해마다 급증하는 명예퇴직 신청자들이 그 증거다.

한 나라의 미래는 교육에 달려있기에, 그래서 교사를 희망하는 청소년들이 많다는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이들이 장차 교사가 되어 ‘교단에 서길 잘했다’는 보람과 만족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비정상적인 공교육을 바로 세워 땅에 떨어진 교권부터 회복해야 한다. 특히 열심히 가르치는 교사들을 옥죄는 비교육적인 평가시스템의 개선을 통해 교사로서의 자긍심을 되찾을 수 있는 풍토 조성은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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