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경기, 인천이 '초등학교 방학생활' 책자를 없앤데 이어 올 여름방학부터는 나머지 시·도교육청도 예산사정이 여의치 않아 '방학생활'의 제작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이 지난 50여년간 초등생들의 방학중 길라잡이 역할을 해온 '방학생활'이 폐지됨에 따라 각 시·도교육청은 교육방송(EBS)에서 제작한 'EBS 초등 방학생활'을 대안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교육부로부터 '방학생활' 개발업무가 이관된 후부터 자제 제작을 해 온 부산시교육청은 매년 5억원 이상 소요되는 비용 부담을 덜고 체험중심의 탐구학습을 권장하기 위해 '방학생활' 제작을 중단했다. 부산교육과학연구원 문기웅 자료제작부장은 "방학중 특정한 과제를 제시하는 것이 열린교육을 지향하는 부산교육의 방향과 거리가 있고 막대한 예산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에 '방학생활'을 보급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문부장은 또 "방학중 교육방송 등을 잘 활용하면 꼭 '방학생활'을 보지 않아도 탐구능력과 사고력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미 일선 학교에 이와 관련한 공문이 내려갔다"고 덧붙였다. 지난 겨울방학부터 '방학생활'을 없앤 충남도교육청의 관계자도 "그동안 다른 시·도교육청과 공동개발을 해 왔으나 예산확보가 어려워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며 "교육방송에서 방학을 맞은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방영하는 만큼 이를 활용하는 것도 바람직한 방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방학생활' 대신 매번 방학에 맞춰 '방학생활의 길잡이'라는 장학자료를 제작·보급하고 있는 제주도교육청은 이 자료와 더불어 교육방송을 활용, 알찬 방학을 보내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도교육청 초등교육과의 관계자는 "이미 초등교에서는 교육방송을 보고 '시청기'를 작성하는 등 많은 활용을 하고 있다"며 "방학중 프로그램에 대한 안내를 끝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전국 16개 시·도교육청 교육(정책)국장들은 지난달 10∼11일 대전에서 모임을 갖고, 학기 중은 물론 방학 동안에도 교육방송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토록 하고 이의 활성화를 위해 행·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기로 합의한 바 있다. 한편 EBS 오종실 방송연구팀장은 "시·도교육청에서 예산사정으로 '방학생활' 제작을 중단한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며 "이에 대한 공백을 교육방송이 메울 수 있도록 프로그램 편성에 더욱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오팀장은 또 "교육방송에서는 방학 프로그램에 맞춘 교재를 보급하고 있으나 군소 출판사에서 '방송기록장'이라는 이름의 유사품을 만들고 있으니 이에 대한 주의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낙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