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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전통놀이 지키는 우리 학교, 자랑스러워요!”

무형문화재 ‘통진두레놀이’ 가르치는 경기 통진초
농촌공동체 전통 계승·보존하며 애향·협동심 길러



11일 경기 통진초 강당. 흰 민복을 입은 학생 30여 명이 모였다. 선창을 맡은 학생들이 장구와 꽹가리를 치면서 “여러분들 농부님들 모들이나 쪄보세” 메기는 소리를 부르자 후창자들이 “쪘네 쪘네 나도 한참 쪘네”하며 후렴을 받았다.

이 모습은 경기 김포 통진면을 중심으로 전승‧보존되고 있는 농상패놀이 ‘통진두레놀이’ 장면이다. 통진초는 2008년부터 3~6학년 중 희망 학생들에게 토요 방과후 교실을 통해 통진두레놀이를 가르치고 있다. 이날은 새로 들어온 3학년을 위해 기존 학생들이 12마당 중 다섯째인 ‘모찌기마당’을 선보이는 자리였다.

모찌기란 모내기 전에 못자리에서 벼모를 뽑아 가지런히 묶는 일이다. 이남수 지도교사는 “계속해서 허리를 굽히고 일하는 고된 작업인데다 혼자 하기에는 버거운 일”이라며 “농악을 울리고 노래를 부르며 노동의 고단함을 함께 달래고자 했던 조상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두레놀이는 볍씨 뿌리기, 논갈이, 모찌기, 모내기, 새참먹기 등 한 해의 농사과정을 놀이화 한 민속놀이로 1998년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23호로 지정됐다. 영농 기계화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던 것을 통진두레놀이보전위원회와 지역주민들이 계승했고 위원회의 권유로 통진초도 특색교육에 동참하게 됐다.

하태완 교장은 “고장의 전통놀이를 배우면서 애향심을 길러주는 것이 목적”이라며 “저학년부터 고학년들이 자연스럽게 어울리면서 ‘협동’과 ‘연대’라는 두레정신도 체득할 수 있어 1석 2조의 교육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밝혔다.

두레놀이는 학교의 자랑이기도 하다. 통진초는 지난해 경기도 청소년 예술제에서 김포시 예선대회 최우수상과 경기도 본선대회 장려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하 교장은 “처음에는 어렵고 따분하게 생각했던 학생들이 점심시간이나 쉬는 시간에 모여 연습을 할 만큼 흥미를 느끼고 있다”며 “학예회나 운동회 등 각종 행사마다 선보일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진면에서 태어난 이민경(6학년) 양은 “우리 지역에 이런 전통놀이가 있는지 몰랐는데 학교에서 두레놀이를 가르쳐 준 덕분에 자세히 알게 됐다”며 “무형문화재를 보유하고, 보존하기 위해 노력하는 우리 마을과 학교가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이수민(4학년) 양은 “놀이 중 논김매기 부분은 호미로 진흙을 찍어 엎는 작업인데, 계속 허리를 굽히는 것이 힘들었다”며 “농사를 지어본 적은 없지만 놀이를 통해 옛 조상들이 얼마나 힘들게 쌀을 수확했는지 알게 됐고 밥을 남기지 않으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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