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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의 자연 속에서 꿈을 키워가는 청하중


청하중학교(경북 포항시 북구 청하면 덕정리 소재)는 6.25 전쟁 중인 1951년에 설립되었으며, 1980년대 초기에는 16학급에 1천 명이 넘는 학생수를 기록하기도 하였으나, 그 간 농촌 취학 인구의 감소로 말미암아 2004년 6월 1일 현재 7학급에 200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다.

개교 이래 꾸준히 전인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학생들의 학력 신장에 노력하여 농어촌 학교로서는 보기 드물게 도시 지역 학력 수준을 유지하는 한편, “즐겁게 생동하는 학교 분위기를 만들어 사람을 사랑하고 일을 사랑하는 사람을 기른다.”라는 경영 목표 아래 인성교육에도 힘을 기울려 비행으로 처벌받는 학생이 거의 없게 되었다. 또한 특기·적성 교육을 통한 소질 계발에도 역점을 두어 리코더부의 육성, 종합예술제 개최, 학교 신문 및 교지 발간 등에 힘쓰고 있다.

이 학교의 자랑거리는 뭐니 뭐니 해도 학교를 둘러싸고 있는 아름다운 숲이다. 약 580년의 역사를 가진 이 송림에는 수령이 80~120년 되는 소나무 800여 그루가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어, 학생들에게 쾌적한 교육 환경이, 지역 주민들의 편안한 휴식 공간이 되고 있다.

숲과 조화를 이루는 교육 환경을 만들기 위해 우리 꽃 동산, 잔디밭, 연못 등을 조성하는 등 시멘트 콘크리트 벽에 둘러싸인 삭막한 학교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생명이 살아 숨쉬는 생태 환경의 개념에 접근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학생들로 하여금 아름다운학교 환경이 주는 혜택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생태 환경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기 위해 학교에서 직접 꽃을 가꾸고, 잔디밭에서 잡초를 뽑으며, 숲을 보호하는 활동을 연중 벌이고 있는데, 1998년에는 포항시로부터 환경교육시범학교로 지정되었고, 현재(2004년)는 포항시 북구청으로부터 자연보호시범학교로 지정되어 있다.

아름다운학교 숲 ‘관송전’

관송(觀松)은 본교를 둘러싸고 있는 송림의 이름이다. 관송전은 관덕관송전(觀德官松田)의 준말로 ‘관덕’은 지명이며, ‘관송전(官松田)’은 관에서 조성한 솔밭이란 뜻이다. 옛 문헌에 의하면 조선 세종 9년(1427) 청하현감 민인(閔寅)이 바람을 막고, 홍수에 대비하며, 목재 조달을 위해 조성하였으며, 연산군, 선조, 고종 때 탐관오리가 사리사욕에 눈이 멀어 벌채하여 물의를 일으킨 적이 있다고 전한다. 현재 2천여 평에 남아 있는 8백여 그루의 소나무들은 수령이 대략 80~120년쯤 되는 걸로 봐서 고종 때 벌채된 후 새로 조성된 것임을 알 수 있다.

학교에서는 일찍이 학교 상징수(교목)를 소나무로 정해 소나무의 씩씩한 기상을 본받아 장차 이 나라의 동량(棟樑)이 될 것을 가르치고 있으며, 학생들과 선생님이 병충해 방제, 시비(施肥), 휴지줍기 등을 통해 이 숲을 보호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송림과 함께 매실나무, 단풍나무, 벚나무, 플라타너스, 멀구슬나무, 느티나무, 층층나무, 메타스퀘이아, 무궁화, 개나리, 은행나무, 산수유, 모감주나무, 물푸레나무, 섬잣나무, 자작나무, 이팝나무, 섬향나무, 감나무, 모과나무, 정향나무, 삼나무, 구골나무, 목련, 벽오동, 풍향수, 등나무, 영산홍, 측백나무, 박태기나무, 매자나무, 사철나무, 산딸나무, 동백나무, 조팝나무, 능소화, 명자나무, 석류나무 등 60여 종 200여 본(관목을 제외한 수치)의 나무를 조화롭게 배치해 쾌적하면서도 사시사철 변화 있는 학교 환경을 만들어 가고 있다.

우리 꽃동산과 잔디밭

1996년부터 학교 공원화 사업의 일환으로 150여 평에 우리꽃 동산을 조성했다. 여기에 해국, 쑥부쟁이, 패랭이꽃, 술패랭이, 도라지, 매발톱, 땅채송화, 바위채송화, 좀씀바귀, 기린초, 과꽃, 돌나물, 감국, 두메부추, 산옥잠, 비비추, 할미꽃, 하늘메발톱, 개미취, 각시취, 동자꽃, 벌개미취, 부처꽃, 구절초, 한라구절초, 낙동구절초, 붓꽃, 꽃창포, 층꽃, 벌노랑이, 섬초롱꽃, 금낭화, 섬바디, 갯기름나물, 원추리, 상사화, 섬백리향, 꿀풀, 맥문동, 개나리, 모감주나무, 백일홍, 무궁화, 능소화, 까실쑥부쟁이, 섬기린초, 은방울꽃, 범부채, 털머위, 용머리꽃, 꼬리풀 등 우리꽃 50여 종을 심어 사시사철 꽃이 피고, 벌과 나비가 날아드는 학교를 만들게 된 것이다.

1980년경부터 200여 평의 잔디밭을 조성하여 관리하고 있다. 특히 지표(地表)가 그대로 드러나 보기 흉한 유휴 공간에 잔디를 심어 학생들의 심성을 곱게 가꾸는 데 활용하고 있으며, 별도의 잔디 광장을 만들어 특기·적성 교육, 예술제 등 교육활동의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잔디밭은 대부분 학생들이 직접 잡초를 뽑으며 관리하고 있다.

특색 있는 학교 건물

처음 학교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본관 건물 양식을 보고 매우 인상 깊게 생각한다. 건물을 지을 때 일반적인 학교 건물 모양인 ‘성냥갑’ 모양을 탈피하여 건물에 예술미를 불어넣은 결과다. 현재의 2층 본관은 1989~1993년에 지은 것인데, 1954~1967년에 지은 단층 목조 건물을 헐고 새로 지으면서 본래 양식을 그대로 이어받았다. 처음 본관 건물을 지을 때 황해도의 명문 안악중학교의 본관 건물 양식을 본따 설계하였다고 한다.

또한 2003년에 문을 연 급식소도 조형미를 살린 건물이다. 비록 판넬로 지은 조립식 건물이지만, 특색 있는 형태와 주변 환경에 어울리는 색상은 고급 레스토랑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고 있어 점심시간의 분위기를 돋우는 역할을 한다.

연못 조성과 아름다운 교문

1960년대에 분수대가 있는 50평 규모의 연못을 만들었다. 현재 이 곳에는 붕어, 잉어 등 수백 마리의 물고기와 개구리, 각종 수중 곤충들이 살고 있다. 여름철엔 수련이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있다. 주변에 단풍나무 숲을 만들고, 벤치를 설치하여 점심시간 및 방과후 학생들의 휴식 공간과 음악 실기 연습장 및 자연관찰 학습장으로도 널리 활용되고 있다.

학교의 진입로와 마찬가지로 매일 등·하교하면서 대하는 교문 역시 교육 환경 면에서 중요한 요소다. 멋있는 교문을 보면서 학생들은 학교에 대해 자긍심과 애교심을 가질 수도 있고, 꿈을 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 교문은 2001년 9월 1일, 개교 50주년 기념으로 새로 건립한 것으로 학교의 건학 이념을 새겨 학생들에게 이상을 심어 주는 한편 빼어난 조형미로써 아름다운 마음을 심어 주고 있다. 20t 크기의 화강석 원석을 사용하여 만든 왼쪽의 교문 상징 조형물은 정면의 “홍익인간”이라고 새긴 전각(篆刻), 측면의 기원문, 꼭대기의 조형물로 이루어져 있다.

구리로 만든 소나무를 심고 있는 학생 뒤로 스승이 오른손으로 하늘을 가리키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다. 전체적으로 나무를 심어 가꾸듯이 정성을 들여 제자를 가르친다는 의미이며, 손으로 하늘을 가리키는 것은 이것이 곧 하늘의 뜻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지역민과 함께 하는 문화 행사

아름다운학교의 환경이 주는 혜택을 일반 시민들도 누릴 수 있는 다양한 문화 행사를 열고 있다. 지난 2001년 9월 1일에는 동문과 지역민이 참석한 가운데 개교 제50주년기념 관송대축제(기념식, 체육대회, 기념축제, 전시회, 교지 발간 등)를 열었고, 2002년 5월 4일에는 2천여 명의 시민이 참석한 가운데 <청하로 가는 길>이란 노래로 유명한 재일동포 가수 아라이 에이이치(박영일) 초청 공연을 가졌으며, 2002년부터는 유명 작가(2002년 정일근 시인, 2003년 강정화 시인)를 초청, 문학 강연회를 열고 있다.

괄목한 만한 학력 향상

이 학교는 농어촌 학생이 대부분인 면 지역에 위치하면서도 매년 정기적으로 실시되는 학업성취도평가에서 도시 지역 학교의 학력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003년 11월 12일에 2학년을 대상으로 실시한 경상북도 중학교 2학년 학업성취도평가에서 본교는 평균 68.58점으로 면지역(54.54점), 읍 지역(59.15점)은 물론 시 지역(61.93점)보다도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러한 학력 수준을 나타낼 수 있는 원인은 학력 향상을 위한 학교의 노력 외에도 쾌적한 학교 환경이 학습 효과 증대에 일익을 담당하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학생 비행 사건도 거의 발생하고 있지 않다. 특히 최근 5년간 학교에서 처벌받은 학생이 단 한 명도 없다는 사실에서도 알 수 있다. 이는 주변의 아름다운 환경에 영향을 받아 학생들이 고운 심성을 가꾸기 때문 아닐까.

리코더부의 성과

1996년에 창단된 본교 리코더부는 한국리코더교육연구회에서 주최하는 전국리코더콩쿨, 춘천시에서 주최하는 전국리코더페스티발, 경상북도교육청에서 주최하는 화랑문화제음악경연대회 등에 참가해 매년 우수한 성적으로 입상하고 있다. 리코더부는 방과 후 주로 송림이나 잔디밭에서 연습을 하는데, 음악적 재능이 부족한 시골 학생들이 이처럼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는 것은 숲 속에서의 쾌적한 환경이 연습 효과를 증대시키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름다운학교 선정’과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 대상 수상

58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고, 80~120년생 소나무 800여 그루가 자라고 있는 본교 학교숲 관송전이 학생과 교직원이 혼연일체가 되어 보호, 육성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교육적 활용도가 높다는 사실을 인정받아 제1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2000년 11월, 생명의 숲·산림청·유한킴벌리 공동 주최)에서 대상(학교 숲 부문)을 차지하였다.

또 앞에서 본 바와 같은 학교 숲 및 우리꽃동산 가꾸기, 잔디밭 및 연못 조성, 특색 있는 교사, 아름다운 진입로 등의 수려한 학교 환경과 이에 부응한 학력 향상, 심성 순화, 특별활동 부문의 성적 등의 성과를 높이 평가받아 2001년 2월 24일에는 아름다운학교운동본부가 추죄하는 ‘제1회 아름다운학교를 찾습니다’ 공모전에서 아름다운학교(생태환경 부문)로 선정되었다.

청하중학교의 학교 숲 가꾸기, 우리 꽃동산 조성, 잔디밭 및 연못 조성, 특색 있는 학교 건물 건립, 진입로 및 교문 단장 등에서 보듯 오랜 기간에 걸쳐 아름답고 쾌적한 생태 환경을 만드는 데 힘써 왔음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교육을 받은 학생들은 학력이 향상되고, 심성이 순화되는 등 실질적인 교육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평가된다.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느냐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떤 환경에서 배우느냐 하는 것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 했다. 눈앞의 어떤 성과에 연연하여 콘크리트 벽 속에 가두어 주입식 교육을 하기보다 우리 학생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줄 수 있는 초록의 자연이 함께 하는 쾌적한 교육 환경을 조성해 줌으로써 학습의 능률이 자연스럽게 향상되고, 심성이 저절로 고와지도록 하는 노력을 펼치는 일에 눈을 돌려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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