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벌써 그 학교를 떠났다?”
“왠지 모르게 어수선하다”
“마음이 들떠 있다”
학년말 정리로 바쁜 학교 현장, 내신을 한 교사들의 마음을 단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경기도의 경우 오는 3월 교사들의 인사 대이동이 예견되고 있다. 가산점은 승진을 염두에 둔 교사들의 첨예한 관심사인데 이번에 가산점 평정 내용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지난 11월 개정된 경기도교육공무원인사관리세부기준(중등)과 평정업무 처리 요령에 나타난 큰 변화는 가산점 부여 대상이다. ‘지역가산점을 받지 않는 모든 고등학교에 근무하는 교사 중 정원의 80% 이내 월 0.01점(상한점 0.9점)을 부여한다’는 것인데 이것이 교사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가히 핵폭발 위력에 버금갈 정도다.
그 동안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온 인문계 고등학교와 대도시 교육 공동화(空洞化) 현상이 해결될 것으로 보이나, 상대적으로 교육여건이 열악하여 지역가산점 혜택을 받아온 학교는 다시 우수 교사가 빠져나가려 하고 있다. 중소 도시 가산점이 없는 중학교는 최대 기피 학교로 나타났다.
공단지역인 안산의 K고등학교의 경우 월 0.01점의 가산점으로 인근 수원, 안양 지역의 우수 중견교사들을 유치해 신설 명문고로 부상하였으나 이제 매력이 없어지고 말았다. 교사들이 생활근거지인 수원, 안양 지역 고등학교에 근무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 학교 Y교장(57세)의 "말짱 도루묵 학교가 되었다”는 말, 웃고 넘어 갈 일이 아니다.
지역 가산점이 없고 지역 여건이 열악한 W중학교 H교감(51세)은 “전보 연한 2년만 되면 모두 떠나려 한다”며 “이번에도 내신 최대인원인 17명이 내신을 해 걱정이 많다”고 장탄식을 늘어놓는다.
수도권 전철이 닿아 비교적 교통이 좋은 S중학교 Y교장(51세)은 “가산점은 없지만 중간 대기학교로서 매력이 있었으나 이젠 그것마저도 없어졌다”며 “올해 신규 5명의 교직 적응 때문에 어려움이 많았는데 내년에는 신규 10여명이 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중소도시 학교에서의 교육의 질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다.
대도시 중학교도 걱정이 크다. 대도시 내에서도 고등학교로 이동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기 때문이다. 안양시 P중학교 L교감(51세)은 “남교사 8명 중 3명이 관내 고교로 내신했는데 학교 운영에 어려움이 뒤따를 것 같다”고 실토한다. 교사들 입장에서는 이왕이면 고등학교에 근무하면서 가산점을 받으려 하는 것은 당연하기 때문에 그들만 탓할 수는 없는 실정이다.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능가할 수 없다’는 말은 교육계에서 통용되는 불변의 진리다.
“이제, 경기도 중학교는 버린 자식인가?”
“교육의 부익부빈익빈 현상을 염두에 두고 있는가?”
경기도 교육관계자에게 묻고 싶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