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5월9일)밤 MBC 뉴스테스크 시간에 일선학교의 두발 단속에 관한 내용이 방송되었다. 지나친 두발 규제는 학생들에게 인격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는 내용이었다. 학생들의 입장과 일선학교의 입장을 비교적 공정한 입장에서 바라보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데, 마지막에 기자의 맨트에서 필자는 실망을 금치 못했다. "대부분의 학교에서 남학생은 3CM, 여학생은 단정한 단발머리"로 규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단정한 머리 규정이 있기는 있다. 그러나, 여학생에게 단발머리로 하라는 규정을 가지고 있는 학교는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실제로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의 머리규정에도 단발머리로 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 다만, "긴 머리일 경우는 묶어준다"라는 규정이 있을 뿐이다.
단발머리는 예전의 교복(80년대 교복 자율화 이전)을 착용할 때 있었던 규정이다. 지금은 단발머리로 해야 한다는 규정을 가진 학교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또한, 요즈음의 두발규정에 머리길이를 몇CM로 규정하는 경우도 흔하지 않다. 그런데도 마치 대부분의 학교에서 머리를 강력하게 규제하고 있는 듯한 인상을 준 MBC의 보도는 정확한 보도로 보기 어렵다.
누구를 상대로 자료수집을 해서 그런 규정을 이야기 했는지 모르겠지만, 방송에서 보도를 할때는 좀더 정확한 자료를 수집해서 보도를 해야 옳다고 본다. 몇몇 교사들을 상대로 조사한 내용을 여과없이 그대로 내보낸다는 것은 방송의 공공성에도 어긋나는 것이다.
현재 머리규정에 길이를 넣어서 강력단속하는 학교는 최소한 서울시내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다만 학생 신분에 맞는 단정한 머리로 해야 한다라는 규정은 있다.
또한 머리를 이발기계로 밀어 놓은 사진을 두발자율화 운동 사이트에서 가져와서 내보냈는데, 필자의 생각으로는 그렇게 단속하는 경우도 그리 흔한 경우라고는 보지 않는다. 필자의 학교도 이발기계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
언론의 힘은 대단한 것이다. 잘못된 내용도 일단 보도가 되면 옳은 내용으로 둔갑하게 된다. MBC의 보도는 좀더 신중하게, 그리고 좀더 정확한 자료수집이 아쉬운 보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