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농촌의 초등학교를 방문할 기회를 가지면서 몇 가지 느낀 점이 있다. 강원도 평창군 면소재지 학교와 버스로 20분 거리에 떨어져 있는 분교를 방문하였다. 면소재지에는 초등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읍내에서 많이 돌아다니고 있었는데 분교는 학생과 교사들은 보이지 않고 기능직 1명만 학교를 지키고 있었다.
분교지만 엄청난 투자를 한 것 같이 시설도 좋고 교육여건이 좋아 보였다. 학교시설도 최신 것이고 특히 교장사택, 교사사택, 테니스장, 급식실, 스카이라이프, 민속자료실 등이 갖추어져 있다.면소재지 학교는 학생이 많은데 분교는 왜 학생이 없을까? 생각도 들었지만 몇 가지 느낀 점을 적어보고자 한다.
첫째, 농촌분교에 맞는 교육목표가 아닌 것 같다.기쁨과 사랑이 넘치는 학교, 남과 함께 하며 남과 다른 경쟁력을 갖춘 인재육성이라는 교육목표를 제시하고 있는데 교육부의 교육목표인지, 도교육청의 목표인지 모를 정도이며 15명의 농촌분교에 맞는 목표로 적합한지 생각이 든다.
둘째, 학교교육행정가의 철학의 문제를 지적할 수 있다. 새마을기를 태극기와 같이 게양하여 70년대 개발방식인 새마을을 농촌학교와 어떻게 연계시킨다는 것인지? 농촌학교 교육자들의 나름대로의 교육철학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셋째, 농촌의 좋은 점을 활용하는 노력이 부족하다. 도리깨, 가래, 넉가래, 귀틀집, 가마니 바디, 탈곡기, 호미, 목피제거기, 작두, 물지게, 지게, 우장, 망태, 삼태기, 길마, 멍에, 연장방아 등 다른 지역에서 볼 수 없는 민속 자료를 다 모아 놓고 있지만 명칭 라벨만 있었지 설명 자료도 없이 거의 방치되어 있다. 농촌학교의 장점을 활용하는 교육자들의 노력이 부족하다.
넷째, 학교 교사들보다는 기능직직원에 의한 농촌학교운영을 느낄 수 있었다. 정부에서 많은 돈을 들여 만든 사택은 활용되지 않고 있으며 분교의 넓은 공간은 관리직의 농작물 재배장으로 변화된 것 같은 느낌을 가졌다. 반면 운동장에 젓가락이 떨어져 있고 학교 구석구석에 쓰레기가 널려 있었다. 농촌초등학교 분교의 홈페이지는 전혀 보완되지 않고 있다.
다섯째, 농촌초등학교 분교와 지역사회와의 관계를 더욱 증대하여야 하겠다. 리단위 지역사회에서 농촌초등학교 분교는 가장 큰 기관이다. 농촌 지역에서 초등학교 분교는 어떤 의미를 갖는가? 주위에서 셔틀버스로 학생을 실어다가 몇 시간 교육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교실을 잠그고 교사도 떠나고 학생도 없으며 기능직원에 의하여 운영되어 초등학교는 지역사회에 무슨 의미를 줄까?
우리 나라 초등학교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농촌초등학교 특히 분교에 근무하는 교원들의 분발을 기대한다. 농촌지역에서 아이들에게 꿈을 주고 지역사회를 생각하는 교원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