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교닷컴 이창희 리포터의 글 ‘閨냅?수난시대’를 읽었다. 이 리포터처럼 학교장과 진솔한 대화를 나누고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고 헤아려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학교장의 위상, 과거 천하를 호령하던 때도 있었지만 ‘아, 옛날이여!’가 되고 말았다. 학교장 위상 추락에는 여러 요인이 작용했지만 아무래도 국가가 학교장의 권한, 권위 축소에 앞장선 것이 결정적인 것이 되고 말았다. 시대가 바뀌고 세상이 바뀌고 정부가 바뀌면서 학교장의 설 자리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학교장이 무너지면 학교는, 교육은 완전히 무너지고 만다. 경기도 안양에서 과거 명문고로 이름을 날리던,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인문계 고교가 ‘A농고’ ‘B실고’라 부르며 자조하는 그 지역 고교 교감의 장탄식과 슬픈 표정은 아직도 눈에 선하다.
리포터는 여기서 학교장 수난의 정부탓은 뒤로 미루고 대안제시로서 학교장이 유의해야 할 몇 가지를 피력해 보고자 한다. 현재 대부분의 교장은 아래 사항에 별로 해당사항이 없지만 일부 교장은 참고로 해도 괜찮으리라고 본다.
교장은 말 한마디도 심사숙고한 후 이야기해야 한다. '절대로' '도저히' '하나도' '전혀' 등 부정적인 용어와 함께 사용하는 단어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 학교 운영상, 순수한 의미로 사심없이, 교육정도(正道)를 걸으며 내뱉은 말이 부메랑되어 돌아와 교장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리더십에 치명타를 준다. 여기엔 모 단체 소속 교사의 특성도 간과해서는 아니된다고 본다.
교장은 예산은 물론 학교 운영 전반에 있어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 학교장의 도덕성은 리더로서 출발의 기본이다. 돈 몇 푼 때문에 위상 망가진 교장 한 둘이 아니다. 이와는 반대로 작은 돈이지만 투명하게 하여 교장 위신 멋지게 세우고 존경 받으며 이미지 관리에 성공한 교장도 보았다.
사실 학교 현장에서 만만한(?) 게 교장이다. 힘 없고 무력화되어 오갈데 없는 상황이 된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아마도 DJ 정부시절부터 시작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럴수록 확고한 교육철학으로 교직원에게 덕을 베풀고, 괜히 쓸데 없이 괴롭히지 말고, 앞서가는 CEO 마인드로 학교경영에 임해야 한다. 본인 스스로 공사구분 분명히 하고, 업무 추진에 있어서도 맺고 끊음을 분명히 하였으면 한다.
또한 교장이 교감 불러 야단치고 보고받는 것을 교장의 주된 임무로 착각하지 말았으면 한다. 세상이 바뀌었다. 교감도 선생님들 잘못된 것을 지적하여 사기 꺾는 것 줄이고 소속 구성원과 이심전심이 되어 능동적으로 업무 수행할 수 있도록 여건 마련해 주고 격려해 주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교장의 격려 말 한마디에, 인정하는 말 한마디에 소속 구성원들은 몸바쳐 일한다는 것도 알아 주었으면 한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것, 인간관계 좌우명으로 삼았으면 한다.
교장 본인이 자질이 좀 부족(?)하다고 느끼면 교감 이하 참모들 의견 존중하고 그들을 학교 경영의 소중한 인적자원으로 인식하여 교감과 부장의 위상부터 세워주었으면 한다. 그것이 교장 위상을 세우는 지름길이 아닌가 싶다. 교감과 선생님들의 최후 보루는 교장임을 다시 한번 생각해 주었으면 한다. 확고한 교육이론과 교육철학도 없으면서 교장이 높은 지위인 양 착각하고 괜히 들떠 나대거나 허둥대거나 우왕좌왕하지 말았으면 한다.
이제 소속 구성원인 교감과 부장교사, 여러 선생님들 그리고 행정실 직원까지 똘똘 뭉쳐 학교장 위상, 학교 위상, 공교육 위상 확립될 수 있도록 다함께 지혜를 모았으면 한다. 학교장 위상 누가 대신 세워주는 것 아니다. 그 역할 대신할 사람 아무도 없다.
지금 학교구성원들이 뿔뿔히 갈라져 '나 잘났네, 너 못났네' 할 만큼 한가로운 학교 현실이 아님을 교장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