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교과용 도서에 관한 규정을 개정함에 따라 보완교재로 분류되던 음반, 영상, 전자저작물 등을 활용한 교과서 및 지도서를 제작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전자교과서의 도입근거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서책으로만 이용되던 교과서의 형태에 큰 변화를 예고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전자교과서 도입에 대한 논의도 더욱 활발해 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도입근거만 마련됐을 뿐 전자교과서가 학교현장에서 본격적으로 쓰이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과제들이 남아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전자교과서에 관한 정책연구를 마치고 본격적인 개발에 앞서 실험적 개발과 적용을 포함한 기본계획을 수립하기 시작한 단계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전자교과서가 도입되기까지는 많은 과제들이 있다. 멀티미디어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단말기의 종류에서부터 컨텐츠의 내용까지 엄청난 비용을 필요로 하고 이와 관련된 각종 제도나 교육내용에도 세부적인 정비가 필요하다. 전자교과서가 단순하게 기존의 교과서를 디지털화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전용단말기 개발뿐만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소프트웨어도 개발돼야 하고 도입주체도 정부가 주관할 것인지 개발업체가 주관할 것인지 정해져야 한다.
교육부가 기초적인 사항에 대한 규정을 제시하고 개발업체가 주관이 돼 검인정 형식으로 각급학교에 보급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기기들도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최소 10년은 의무적으로 사용할 수밖에 없고 이 기간동안 약 3번 이상의 교체 또는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 전자교과서 보급과정에는 개발 과정을 포함해 검인정 제도, 보급체계의 선택, 구입방법의 선택, AS문제, 파손에 대한 보상 문제, 업그레이드 문제 등을 앞으로 고려돼야 할 사항들이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에 따르면 전자교과서를 전달하는 매체를 보급하기 위해서는 PC 기반은 약 11조6597억원이, 전용단말기로는 7조2365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전자교과서 개발비용을 산정하면 교과서 1종당 평균 5000만원∼6800만원의 예산이 필요하다. 일반계 초·중·고등학교와 특수학교의 232종 교과서를 고려한다면 약 116억∼157여억원의 재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한 시범운영도 거쳐야 한다. 또 개발된 소프트웨어를 바탕으로 현장에서 지도할 교사들에게 연수도 시켜야 한다. 전자교과서의 시범운영을 위해 학교당 12억3800만원씩 전국에 64개의 시범학교를 운영한다고 계산하면 792억원의 재원이 필요하다. 또 교원 연수를 위한 연구 종합 계획 수립 및 사이버 연수 시스템 구축·운영에 따른 비용을 산정하면 1451억원의 재원이 필요하다.
기존의 교육정보화 사업을 진행했던 예산보다 훨씬 많은 규모의 예산을 필요로 하는 국가적인 사업인 셈이다. 이같은 절차가 모두 진행된다는 사정을 고려할 때 빨라야 5년후쯤 도입이 가능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