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우리 분교 어린이들과 유치원생이 함께 가을소풍을 가는 날입니다. 이곳에서 보내는 마지막 가을 소풍을 준비하는 내 마음이 예년과 다릅니다. 아이들과 함께 할 시간을 많이 갖기 위해 준비한 것들입니다.
은박지로 만든 금, 은, 동메달을 비롯해서 굴렁쇠 2개, 공 2개, 보물 종이, 공책과 연필, 그리고 사탕과 건전지, 놀이용 테입, 사진기에 밀가루, 풍선 등등...
3년이 이렇게 빨리 가 버리다니. 마음이 싸하게 아려옵니다. 더 행복하게 해줄 수 있었는데, 더 잘 가르치고 놀아줄 수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이 가슴을 파고 듭니다.
전교생을 두 팀으로 나누어 즐겁게 해 주고 싶습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가을 운동회를 비를 맞고 치르느라 제대로 운동도 못 시켰으니 소풍때라도 실컷 달리게 해주고 싶습니다.
함께 어울려 노는 일이 많지 않은 이 아이들이 오늘밤에는 하늘을 보느라 깊은 잠을 안 잘 것 같습니다. 귀여운 꼬마들이 비가 오지 말라고 빌겠지요? 자연 속에서 마알간 하늘을 보며 굴렁쇠를 굴리고 풍선도 터뜨리며 맛있는 점심을 전교생이 함께 먹는 모습을 상상만 해도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