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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0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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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북카페> 카페지기의 짧은 편지-프레이리와 제제


브라질의 빈민지역 레시페에서 태어난 프레이리는 굶주림과 고통의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합니다. 불현듯 '제제'가 떠오른 것은 아마도 그 때문이었을 겁니다. '제제'는 브라질 작가 바스콘셀로스의 소설 '나의 라임오렌지나무'의 주인공입니다.

실직한 아버지와 가난한 인디언의 딸을 어머니로 둔 제제. 오래 전에 읽은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기억 속으로부터 또렷이 달려나오는 대목 하나. 그 것은 아들이고 싶을 만큼 따르고 사랑했던 뽀르뚜가 아저씨가 기차에 치어 죽자, 제제가 기차를 향해 '살인자'라고 외치는 장면입니다. 살인자!! 제제의 외침은 그때나 지금이나 조금도 달라지지 않은 '가난'이라는 브라질의 현실과 겹쳐졌습니다.

850만 평방km에 달하는, 세계에서 가장 비옥한 국토를 가진 나라 사람들이 굶주림에 시달린다는 사실은 믿기지않는 일입니다. 인구의 70%이상이 문맹임에도 교육은 임금을 상승시키는 요인이라며 우민화(愚民化)정책을 답습하고 있는 나라. 교육을 명백한 정치과정으로 규정하고 의식화 교육이론을 이끌어 낸 프레이리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가난과 무지에 찌들어 있음에도 브리질 사람들은 삼바와 축구에 열광하는 여유와 선량한 낙천성을 지녔습니다. 제제 역시 라임오렌지나무와 이야기를 나누며 절망을 이겨내는 낙천적 모습을 보여줍니다. 라임오렌지는 보통 오렌지보다 열매도 작고 나무의 키도 작다지요. 소설 속 제제처럼, 아직도 잠재력을 꽃피우지 못하고 있는 브라질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광대한 땅에 묻혀 용암(鎔巖)처럼 지하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그들의 여유와 선량한 낙천성이 진로를 찾아 분출된다면 언젠가는 오렌지 이상의 큰 열매를 맺게되겠지요. 투옥과 망명을
거듭하며 문맹퇴치와 인간화 교육에 평생을 바쳤던 프레이리의 바람 역시 그 것이었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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