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선다변화제도'는 국산품의 경쟁상대로 버겁게 생각되는 일본 제품을 약 2-3백종 지정, 수입을 금지했던 제도다. 78년 대일 무역 역조를 개선해보려고 도입됐던 이 제도의 폐지로 전자, 자동차, 기계업 등은 국내시장에서 일제품과 전면전을 벌이게 됐다.
우리 나라 사람들이 일본이 별 것 아니라고 말한다면 적어도 경제에 관한 한, 억지를 쓰는 셈이다. 지난 65년 한일수교가 개시된 이래 우리나라는 대일 흑자를 본 적이 없다. 대일 적자는 우리나라 전체 무역적자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 지 오래고, 우리나라 산업의 극심한 대일 의존도는 개선되지 않고 있다.
대일 무역역조의 원인은 양국간 산업구조의 불균형에 있다. 일본은 주요 수출상품이 승용차, 반도체, 컴퓨터, 산업용 로봇, 전자복사기 등 높은 수준의 기술을 쓰는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에 모여 있지만 우리 나라는 반도체를 제하고는 기술과 부가가치가 상대적으로 낮은 선박, 직물, 유류, 철강 등의 상품에 수출품이 모여 있다.
한편 일본에서 우리가 수입하는 제품은 거의 전부가 우리 산업생산에 꼭 필요한 핵심부품이나 시설재 등이다. 일본에서 중화학공업 제품을 수입해오지 않으면 우리나라 수출산업은 당장에 큰 타격을 입게 돼 있다. 우리나라의 수출이 늘면 일본에서의 수입이 그만큼 거의 자동으로 늘어난다. 수출은 우리 나라 경제를 이끄는 견인차인데 이 견인차가 일본이라는 굵은 끈에 묶여 있는 셈이다.
이달(99년 7월)부터는 그나마 국내시장에 대한 일제품 수입공세를 막는 빗장 역할을 해 왔던 '수입선다변화제도'가 폐지되어 일제 대형 컬러 TV, 자동차, 휴대용 무선전화기, 캠코더 등 일제 공산품이 들어오게 된다.
'수입선다변화제도'는 국산품의 경쟁상대로서 버겁게 생각되는 일본 제품을 약 2-3백종 지정해서 수입을 금지했던 제도다. 지난 78년 만성적인 대일 무역 역조를 개선해보려고 도입됐던 이 제도가 폐지됨으로써 우리나라 전자, 자동차, 기계업계 등은 마침내 국내시장에서 일제품과의 전면전을 벌여야 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