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출근길이었다. 차 안에서 라디오로 mbc 8시 뉴스를 듣고 있었다. 왜 아니겠는가? 교원평가에 관한 얘기가 흘러나왔다, 전교조의 연가 투쟁 가결 소식과 학부모의 여론 분석이 이어졌다. 그런데 그 중간에 황희만 아나운서와 취재기자가 나눈 얘기를 듣는 순간 황당했다.
아나운서와 취재기자가 나눈 얘기를 아래에 적어본다.
“교원단체가 전교조 말고 또 교총이 있지요.” “교총도 대규모 집회를 한다면서요.” “예, 12일 대규모 집회를 전부터 얘기를 해왔는데요. 어제 작은 해프닝이 하나 있었습니다. 언론보도에서 '교총이 기존입장을 뒤집고 교원평가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런 보도가 나와서 잠시 논란이 됐는데요. 교총사무실에 교사들의 항의 전화가 많이 걸려왔다는 해프닝입니다. 하지만 교총은 사실이 아니다. 오는 12일 서울역 집회는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다시 한번 확인을 했습니다. 교원단체의 복잡 미묘한 상황을 보여주는 부분인데요. 현재 여론에 비춰보면 교원평가를 그것도 시범운영을 안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입니다. 그렇다고 교사들의 권익을 내세운 교원단체가 앞장서서 교원평가를 수용하겠다고 밝히기도 어려운 한마디로 진퇴양난의 형국이라고 봐야 되겠습니다."
뉴스를 듣다 내가 왜 황당했겠는가? “교원단체가 전교조 말고 또 교총이 있지요.”라는 말이다. 언제부턴가 각종 언론에서 교원단체 중 최대 회원이 가입되어 있는 한국교총을 전교조의 곁두리에 불과한 또 다른 교원단체로 취급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복잡 미묘한 상황을 보여주는 부분인데요.’라는 말을 청취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지? 한국교총의 속마음을 알지도 못하는 취재기자가 어떻게 ‘교원평가를 수용하겠다고 밝히기도 어려운 한마디로 진퇴양난의 형국에 와있는 것인지?’라고 말할 수 있는지? 해프닝이라는 말을 사용해 언론이 잘못 보도한 것을 한국교총이 갈팔질팡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게 하는지?
발단이 된 것은 문화일보다. 문화일보는 10일 「교총 “교원평가 반대투쟁 중단”」이라는 글에서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회장 윤종건)가 교원평가제 시범실시 반대 투쟁의 깃발을 내리기로 했다. -중략- 이처럼 교원평가 반대를 비난하는 단체와 학부모모임이 늘어남에 따라 10일 전교조의 집단연가투쟁 찬반투표 결과가 주목된다.‘고 썼었다.
한국교총에서도 문화일보 사태에 대해 ‘한국교총은 이번 기사가 윤종건 회장의 뜻과는 전혀 다르게 “교원평가 반대투쟁 중단”으로 보도된데 대하여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라는 해명자료를 냈다. 어떻든 한국교총에서도 이번 사태를 유감스러운 게 아니라 머리 숙여 사과하면서 다시는 동네 강아지 풀 뜯어먹는 것 같이 허무맹랑한 얘기들이 나돌지 않도록 처신에 조심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