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교과서적인 지식을 많이 가르치고 알고 있는 교사가 전문성을 높은 교사일까? 물론 옳은 말이다. 하지만 100%로 맞는 답은 아니다. 최근의 교원평가와 전문성 신장이란 말을 많이 하는데, 여기에 대해서 한 번 고민해 봤으면 한다.
내가 교직생활을 시작하면서 지금까지 내 나름대로의 교사의 전문성에 대해서 생각해 봤다. 교사의 전문성에 가장 중요한 것은 누가 뭐래도 바로 교과에 대한 전문적 지식이다. 두 번째는 학생들을 대하는 능력이다. 셋째는 아이들에 대한 사랑과 관심이다. 그런데 세 번째 전문성은 객관적으로 측정하기가 참 어렵다는 것이다.
문제는 내가 교직 생활을 하면서 느낀 것이지만 이 세 가지의 전문성 중에서 교사에게 가장 중요하다고 필요한 것이 바로 세 번째인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며 관심이라는 것이다. 이런 사랑과 관심을 이야기하면 대개는 너무 추상적이라고 이야기하곤 한다. 이런 것이 교사의 전문성과 무슨 관련이 있냐고?
하지만 교육에 있어서 사랑과 관심은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는 아주 중요하다. 예를 들어 어떤 아이가 가정불화로 가출을 했다고 생각해보자. 이런 경우는 요즘 흔한 현상이다. 그런데 이 아이에 대한 담임선생님의 태도가 어떠하냐에 따라 아이의 인생은 180도로 바뀔 것이다. 가출한 아이를 찾아서 이야기하고 설득하며, 앞으로 방황하지 말고 더 나은 인생을 살아가라고 이야기했다면 어떠할까? 반면 어떤 선생님은 아이의 인생은 자신이 선택하는 것이니 내가 뭐라고 이야기할 것이 없다면? 또 수업시간에 잠을 자는 아이에 대해서 어떤 태도와 마음으로 아이들을 지도하느냐는 교육에서 아주 중요하다.
최근에 이야기되는 교원평가가 무작정 교사의 교과지식에 관한 내용으로 전문성 신장이라는 이상한 논리를 펼치고 있다. 하지만 학교의 교사들은 학원의 강사나 대학교 교수처럼 아이들에게 교과내용만 전달하지 않는다.
진정으로 우리 학교에 필요한 선생님은 전문적인 교과 지식만을 가르치는 교사가 아니라 이와 함께 아이들을 사랑하고 관심을 가지는 교사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것을 교원평가에서는 전혀 논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을 수치화해서 할 수 없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근래 다시 학교 폭력이라는 사회적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데 이 또한 교사들의 생활지도의 중요성을 부각시키는 것이라 생각한다.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 없는 교사를 단순히 1-2번의 수업을 통해서 평가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최근의 교원평가가 오히려 선생님들의 전문성 중에서 가장 중요한 세 번째 것을 저하시킬 수 있다. 이제라도 불도저 식으로 무리하게 시행하려는 것을 그만두어야 한다. 경기도지사 출마를 위한 선거용으로 전락하지 않기를 바란다. 또 다시 우리 공교육을 붕괴시키려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