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후에 학교시설을 이용해 수업을 실시한다는 '방과후 학교'를 전면 시행하겠다고 교육부에서 밝힌 것이 불과 3개월 전이다. 그 이후 방과후 학교가 당초의 취지와 달리 학교의 학원화를 가져올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긍정적 측면보다는 부정적 측면이 더 부각되어왔다.
이미 교육부에서는 시범학교 운영을 통해 충분히 문제점을 보완했으므로 별다른 문제점이 없다고 밝혔다. 그런데 정작 문제는 다른 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외부기관 위탁운영’ ‘수익자 부담원칙’ 조항에 반발한 학원측의 압력 때문에 현재 국회 법사위에 계류 중인 ‘방과후 학교법’(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이 다시 교육위로 유턴될 전망이기 때문이다.(한교닷컴 2월 1일자)
이제는 학교의 학원화 문제가 아니라,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외부의 영향을 받는 기관이 되어 버린것이 아닌가 싶다. 학원연합회 등의 주장에 이끌려 법개정이 늦추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 그것을 잘 대변해 주고 있다. 방과 후 학교 운영 자체를 문제로 보고 있는 학교의 현실에서 학원연합회의 압력으로 인해 한발짝 더 물러선다는 것 자체가 더 문제라는 생각이다.
앞으로는 학교의 모든 교육과정편성에서조차 학교와 이해관계가 있는 이해집단의 압력에 따라서 교육과정이 달라질수 있지 않을까 염려스럽다. 학교의 독립성이 훼손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앞으로의 학교교육이 염려스럽다.
이러한 이해관계를 따지면서까지 학교에 방과후 학교를 운영할 필요는 전혀 없다고 본다. 학교가 이해집단의 각축장이 되는 것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학원연합회에서 주장하는 학원의 생존문제를 학교교육과 연계시킨다는 것은 학교교육의 독립성을 더이상 지키기 어렵도록 하는 것이다.
사교육비를 줄이기 위해 실시한다는 방과후 학교, 그 효과가 검증되지도 않았지만 그로인해 이해관계를 따지는 지경까지 왔다는 자체가 교사의 한사람으로 마음이 무거울 뿐이다. 이런식의 사교육비 감축 방안을 마련할 것이 아니라 사교육비가 천정부지로 치솟는 원인부터 파악하는 것이 더 급한 일이라고 본다.
따라서 정확한 원인을 분석한 후에도 학교에 방과후 학교를 운영하는 것이 타당하다면 어쩔 수 없겠지만, 무조건적인 운영은 옳지 않다. 이해관계가 얽힌 방과후 학교운영은 전면 재검토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