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년 초가 되면 이런저런 일로 조사하여 제출할 것이 많습니다. 학급이나 학교 운영에 필수적인 자료들은 대부분 이맘때쯤 확보하게 되지요. 아침부터 바쁘게 움직이던 중, 책상 위에 놓인 유인물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바로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지였습니다. 잠시 설문지의 내용을 살펴보니 충청남도 교육청에서 금년을 '학교 혁신의 해'로 정하고, 수업과 행정의 변화를 통하여 학교를 '행복한 배움터'로 만들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었습니다.
몇 몇 아이들에게 설문지를 나눠주고 부모님의 의견을 받아오라고 했더니, 다음날 일제히 설문지를 가져왔습니다. 설문지를 보니 문항마다 학부모님들의 정성이 가득 담겨 있었습니다. 학부모님들의 의견 가운데는 교육 현실을 정확히 이해하고 바람직한 대안까지 제시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문제는 애써 설문만 받아놓고 정작 실천에 옮기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나 마찬가지라는 점에서 정책 담당자들의 의식 개혁도 함께 따라야 한다는 생각이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