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논란을 빚은 고교2.3학년용 한국근현대사 검정통과본 일부 교과서에 북한이 김일성 전 주석의 대표적 항일무장투쟁으로 지목해온 보천보 전투가 처음으로 실린 것으로 나타났다.
K출판사가 만든 한국근현대사 교과서 196쪽 1930년대 무장독립전쟁 단원에서는 '역사의 현장'코너에서 '일제의 간담을 서늘하게 한 보천보 전투'라는 제목으로 보천보전투의 내용을 설명했고 당시 보천보 전투를 보도한 일간지 호외판 사진을 실었다.
K출판사 교과서는 김일성 전 주석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으며 "1937년 6월 동북 항일 연군 제2군 6사 대원 80여명은 압록강을 건너 함경남도 보천보를 점령했다. 이들은 평소부터 연결되어 있던 국내 조직의 도움을 받아 보천보에서 외부로 통하는 도로와 통신망을 차단하고 경찰 주재소와 면사무소 등 일제의 행정관청을 불태우고 철수하였다. 돌아가던 중에 뒤늦게 사태를 파악하고 추격해오던 일본군을 기습 공격하여 커다란 피해를 입혔다"는 내용을 다뤘다.
또 "보천보 사건은 당시 국내 신문에도 크게 보도되어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졌다. 보천보 사건에 놀란 일제는 조국 광복회의 국내조직을 색출하는데 본격적으로 나서는 한편, 만주지역 유대에 대한 공세를 크게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출판사인 D사의 교과서에는 187쪽에서 '항일 유격대의 계속된 투쟁'이라는 제목하에 만주에 남은 사회주의 계열의 무장 독립군을 언급하며 "1937년에는 동북 항일 연군의 한인 유격대가 함경남도 갑산의 보천보로 들어와 경찰주재소와 면사무소 등을 파괴하였다. 이 사건은 국내 신문에 크게 보도돼 국민들에게 만주에서 항일 독립군 투쟁이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기술하고 신문기사 사진도 실었다.
이와관련 이날 발간된 주간조선 8월15일자는 이 사실을 전하면서 "'보천보'라는 말 자체가 북한에서 김일성 전 주석의 항일 유격투쟁을 상징하는 말이며 일제하 항일투쟁 역사상 가장 중요한 사건의 하나라고 선전해왔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교육부는 "검정과정에서 위원들 사이에 김일성의 항일투쟁을 상징하는 보천보 전투를 싣는데 논란이 있었으나 학계에서 이미 알려진 사실이며 보천보 전투가 반드시 김일성이 주도한 것은 아니라는 등 논란이 많은 내용이어서 김일성과 관계없이 사실부분만 기술한 것으로 보고 통과시킨 것으로 전해들었다"고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논란이 많은 내용인 만큼 앞으로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교육부의 직권 수정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