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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소식

예시자료 필요없는 서술형 평가

'유채씨 등에서 추출한 식물성 기름인 `바이오디젤´을 경유 대신 사용할 때 장점과 그 판단 근거를 설명하시오.' '(가)와 (나)의 두 작가 유배지 작품을 비교 감상할 때 빈 칸에 들어갈 내용을 조건에 맞게 서술하시오.' 26일 서울시 교육청에서 제시한 서술·논술형 평가 예시문항의 일부이다(서울신문 3월 27일자).

이들 문항을 본 교사라면 예시문항에 대해 별다는 기대감을 갖지 않을 것이다. 서술·논술형 평가에 대해 교사들이 갖는 부담은 문항출제에 있지 않다. 위의 예에서 보듯이 교사라면 누구나 출제할 수 있고, 생각할 수 있는 문항들이다. 위와같은 문항은 얼마든지 출제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것이 현직교사들이다.

예시문항 개발에 참여한 것은 분명 교사들일 것이고, 그 교사들이나 일선학교 교사들이나 생각이 같은 것은 마찬가지일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문항을 출제하는 것에대한 어려움을 호소하는 교사를 지금껏 본적이 없다. 그럼에도 교사들은 상당히 서술·논술형 평가에 대해 부담감을 가지고 있다.

그 부담감은 당연히 채점에 있다. 시교육청에서도 밝혔듯이 교사의 주관적 판단을 최소화 한다고 했다. 아무리 기준을 정해놓고 채점을 하더라도 서술·논술형 평가의 채점 과정에서 논란이 생기는 것은 필연적이다. 채점기준을 명확히 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채점을 하다보면 전혀 예상치 못한 답을 쓰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이들 답안을 분석해 보면 교과서에서는 언급되지 않았지만 원론적으로 파고 들어가면 정답처리가 가능한 경우가 발생한다. 그럴때는 교과서 위주로 해야 할지, 아니면 원론적으로 정답을 인정해야 할지 고민이 되는 것이다. 현재의 단답형 주관식 문제에서도 이런 문제는 흔하게 경험하고 있다.

만일 학부모들이 채점에 문제를 제기하면 그것도 감당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요즈음의 학부모들은 상당한 학력을 가지고 있다. 그들의 학문적 소양까지 교사가 감당하기는 쉬운 문제가 아니다. 결국은 시험문제 출제에서 겉으로는 서술·논술형 문제일지 모르지만 채점과정의 편리성을 위해 변형된 객관식으로 가야 할 수도 있다.

즉 어느 문제에서 어디까지 답하면 몇점, 어디까지 답하면 몇점 추가 등의 채점기준이 나올 수 있는 것이다. 결국은 창의력 신장을 목표로 한 서술·논술형 평가가 또다른 암기위주의 평가를 유도할 수도 있는 것이다. 학교현실을 따지기 이전에 이런 문제가 생길 것이라는 것은 누구라도 예측이 가능함에도 무작정 시행방침을 정해놓고 보이지 않는 강요를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학원에서 다하는데, 왜 못하느냐고 이야기 하기도 한다. 그러나 학원의 시험은 학교의 그것과는 다르다. 채점과정에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그만큼 학교와는 달리 교사의 주관이 개입되어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학생이나 학부모가 학원의 채점 문제를 문제화 하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학교는 내신성적과 직접적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모든 평가에서 객관성이 확보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예시자료 제시를 하면서 추진하는 것이 과연 옳은 방향인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시교육청에서는 시행방침을 정하고 지침을 내리면 그만이지만 학교에서는 그에대한 논란과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특히 서울시 교육청의 이런 방침이 다른 시·도에도 파급된다고 볼때, 민감한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여기에 평가의 비율까지 인위적으로 정하고 있기 때문에 학교에서 느끼는 부담감은 훨씬 더 높다. 방안 자체는 매우 좋다. 그러나 해결되어야 할 문제가 산적한 것이 서술·논술형 평가이다. 좀더 연구가 필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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