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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스승의 날을 기다리는 남교사의 마음

어언 세월이 벌써 30여년 흘렀습니다. 제자들을 가르치며 행복하게 살아온 세월이 그렇게 지났습니다

그 때는 여선생님이 전근 오시는 날이면 정말 대단했습니다. 남선생님들은 여선생님 덕분에 활기 넘치는 생활을 할수 있었습니다. 왠지 마냥 생활이 즐겁기만했습니다. 회소현상이었을가요. 아니면 총각들이 많아서 그랬을가요.

그런데 격세지감이라고 할까 이제는 반대로 되어가고 있지요. 남자선생님이 적다보니 학년초에는 님 기다리는 마음입니다. 요새 학생들 선생님 말 잘 안듣지요. 그리고 왜 그렇게 이유가 많은지 오히려 선생님이 답변하는 현상이 되버려요. 가르치고 지도하는 것이 아니고 그냥 놔버리는 현실이 마음 아픕니다.

더구나 엄하게 지도할만한 남선생님의 태부족현상이 이런상황을 더욱 부채질하고요. 학생들의 인성지도와 생활지도에는 문제가 많아요. 그나마 몇분 안되는 남 선생님도 학부형들에게 망신당하다보면 정말로 교권이 말이 아니죠. 이래도 이것이 진정코 스승의 길임을 알고 묵묵히 가야 하는지, 아니면 잘못된 길이라면 다시 좋은 길을 내야 하는지.

얼마 있으면 스승의 날이 옵니다. 매년 이때쯤이면 너나 할것없이 스승님들은 다 어디라도 숨어 버리고 싶은 맘입니다. 그냥 스승이라는 이유만으로 뭇매맞는 날이거든요. 이번 스승의 날에는 스승에 대한 좋은 존경심은 없더라도 조용히 갔으면 합니다.

이 세상 모든 사람에게 스승은 다 있습니다. 좋은 스승 , 나쁜 스승, 그 차이는 먼 훗날에야 알게 된다고 합니다. 나를 이끌어주신 분을 스승이라고 한다면 그 분을 욕되게 하지는 말아야 하지 않을까, 이번 스승의 날에는 이세상 모든 스승에게 욕하지 말고 감사의 마음으로 하루를 마지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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