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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이 시대가 요구하는 교장의 모습

'지난번 중간고사에서 24등을 했구나. 공부가 전부는 아니지만 성적도 떨어지지 않도록 해봐라. 안녕' 전북 전주 남중학교 김현준(58) 교장은 지난해 3월부터 제자들에게 일일이 보내기 시작한 편지가 이달까지 모두 2천여통을 넘었다.(연합뉴스, 4월 14일자 인터넷판)

김현준 교장선생님은 한번에 20-30명씩 그룹으로 편지를 써서 부쳤다고 한다. 여기에는 체육부 선수들, 전학생 그룹, 성적 부진 학생들 등이 포함되어 있는데, 결과적으로 전교생 모두에게 안부를 묻고 학교 생활을 격려하는 내용의 편지를 직접 보냈다는 것이다. 물론 그룹별로 보내다보니, 비슷한 내용도 많았지만 이 편지를 받은 학생들의 마음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학생들은 담임교사의 편지도 받기 어려운 것이 요즈음의 현실이다. 성적통지표에 담임교사가 적어주는 몇 마디 말에도 감동받거나 상처받는 것이 요즈음 학생들이다. 그런데 교장선생님이 직접 써준 편지를 받아든 학생들의 마음은 기쁨 그 자체였을 것이다. 특히 인터넷이 판을 치고 있는 시대임에도 E-Mail이 아닌 직접 우편으로 배달되어온 편지를 받는 마음은 더없이 기쁘고 감동적이었을 것이다.

김 교장선생님은 단순히 추상적인 내용으로 편지를 작성한 것이 아니고, 담임교사들로부터 충분한 정보를 얻은후 이에 걸맞는 내용의 편지를 썼다는 것이다. 따라서 학생들이 받았을 때는 자신도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을 것이다. 1년여가 지나고 나니 30여통에 1통꼴로 답장이 왔다고 한다.

답장을 받을 수 있었다는 것은 이미 학생들과 마음이 통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학생들의 마음을 열었던 것이다. 마음이 열리고 나니 그 편지의 효과는 시간이 지날수록 배가된 것은 당연하다는 생각이다. 그런데 이렇게 김 교장선생님이 편지를 쓰게 된 동기는 의외였다. "교장실에만 갖혀 있는 '왕따' 선생님이 되면 안되겠다 싶어 직접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런 단순한 동기에서 출발한 학생들에게 편지쓰기, 이제는 김 교장선생님의 일상의 일이 되었을 것이다. 학생들에게 편지를 쓰고 그들로부터 답장을 받는 기쁨이 계속해서 편지를 쓰도록 만든 원동력이 아닌가 싶다. 서로 답장을 주고 받으면서 뭔가 마음이 통하고 희망적 이라는 것을 찾아냈을 것이다.

이 시대에는 요구되는 교장의 모습은 많다. 예전의 권위주의적 교장이 아닌 학생들에게 좀더 다가가는 교장의 모습이 진정한 모습인 것이다. 이렇게 자나깨나 학생과 교육생각을 하면서 열정적으로 노력하는교장들이 어디 김교장 뿐이겠는가. 틀림없이 이보다 더 학생과 교육을 위하는 교장들이 훨씬 많을 것이다.

교장의 이런 모습을 보지 못하고 교장공모제 운운하는 교육부는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인가. 교장을 모두 문제점 투성이인 것처럼 매도하고 있지만 김교장선생님을 통해서 훌륭한 교장이 많다는 것을 알아 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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