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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공길이 참 '예쁘데?' 아니면 '예쁘대?'


많은 사람이 혼동하고 있는 말 가운데 하나가 어미 '-데'와 '-대'의 쓰임입니다. '표준 발음법'에 따르면 'ㅔ' 발음과 'ㅐ' 발음을 구별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서울 토박이 중에서도 'ㅔ' 발음과 'ㅐ' 발음을 구별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굳이 설명하자면 'ㅔ'는 입을 적게 벌리고 혀를 낮추지 않고, 'ㅐ'는 입을 많이 벌리고 혀를 낮추어 발음함) 특히 'ㅔ'와 'ㅐ'가 단어의 첫 음절이 아닐 때에는 더욱 그렇습니다.

이런 발음상의 어려움 때문인지 요즘 들어 '-데'와 '-대'를 구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러나 '-데'와 '-대'의 의미와 용법을 분명히 인식하면 발음상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이 둘을 훌륭히 구별할 수 있을 것입니다.

(1) "공길이 참 예쁘데."
(2) "공길이 참 예쁘대."

어느 것이 맞는 표현일까요? 둘 다 맞는 표현입니다. 하지만, 그 쓰임새는 다르므로 구별해서 써야 합니다.

(1) (내가 어제 영화를 보았는데 소문대로) 공길이 참 예쁘데.
(2) (친구가 영화를 보고 와서 하는 말이) 공길이 참 예쁘대.

(1)은 '-데'가 쓰인 예이고 (2)는 '-대'가 쓰인 예인데 그 뜻이 무척 다릅니다. '-데'는 화자가 직접 경험한 사실을 나중에 보고하듯이 말할 때 쓰이는 어미로서 '…더라'와 같은 의미를 나타내는 데 비해(공길이 참 예쁘더라), '-대'는 화자가 직접 경험한 사실이 아니라 남이 말한 내용을 간접적으로 전달할 때 쓰입니다.(공길이 참 예쁘다고 해)

따라서 '-데'가 쓰인 예에는 (1)에서 보듯이 '어제 보니까'처럼 화자의 경험임을 나타내는 말이 붙을 수 있고, '-대'가 쓰인 예에는 (2)에서 보듯이 '사람들이 그러는데'처럼 남의 말임을 나타내는 말이 붙을 수 있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예를 하나 더 들면, '철수가 합격했데'라고 하면, '철수가 합격했더라'는 회상의 내용을 전하는 것이고, '철수가 합격했대'라고 하면 다른 사람한테 철수의 합격 소식을 듣고 다시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그 의미를 가려 보는 것이 '-데'와 '-대'를 구분하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어제 보니까 영희가 참 예쁘데'(형용사), '그 사람 보기보다 일을 아주 잘하데'(동사), '쭉 지켜보았는데 참 훌륭한 사윗감이데'(서술격조사 '이다') 처럼, '-데'는 과거 어느 때에 직접 경험하여 알게 된 사실을 현재의 말하는 장면에 그대로 옮겨 와서 보고하듯이 말할 때 쓰는 종결 어미입니다.

이 밖에도 '-데'는 '그 사람 얼굴은 기억하는데, 이름은 잊어버렸다'의 경우처럼, '-ㄴ(은)데-' 형태로 연결어미의 역할을 하기도 하고, '너, 오늘 정말 멋있는데!'(감탄)와 '하지도 못하면서 무엇 때문에 하는데?'(의문)처럼 '-데'는 감탄과 의문형을 만들기도 합니다. 또한, '-데'는 의문문에서 '던가'의 뜻으로 쓰이기도 합니다. '고향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데?', '신부가 그렇게 예쁘데?', '밖에 누가 왔데?'에서 '-데'는 '던가'의 뜻으로 쓰인 예입니다.

그리고 '던' 뒤에는 '-데'만 올 수 있고 '-대'는 올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따라서 '-던데'란 말은 가능해도 '-던대'란 말을 불가능합니다. '결혼식장에는 영희 신랑도 왔던데', '사람들은 좋던데', '내일 출발 한다던데' 등이 그 용례입니다.

한 가지 더 알려드리면, '-ㄴ데'는 스스로 감탄하는 투로 넌지시 상대방의 반응을 묻는데 쓰이기도 합니다. '오늘 날씨 참 청명한데', '오늘은 기분이 참 좋은데'(형용사) 등이나 '두 사람이 아주 잘 어울리는데'(동사) 등이 그 용례입니다.

반대로 '-대'의 쓰임을 보면, '사람들이 그러는데 영희가 참 예쁘대'(형용사), '듣자니, 그 사람 보기보다 일을 잘한대'(동사), '김과장 말로는 그 사람 아주 훌륭한 사윗감이대'(서술격조사 '이다')처럼 남의 말을 전할 때 사용합니다. 서술격조사 '이다' 뒤에서는 '-대'가 '-래'로 바뀌기도 합니다. '철수가 그 대학교 학생회장이래'에서 '래'가 그 용례입니다.

의문문에서 '-대'는 어떤 사실을 주어진 것으로 치고 그 사실에 대한 의문을 나타내는 종결 어미로 쓰이는데 놀라거나 못마땅하게 여기는 뜻이 섞여 있습니다. '왜 이렇게 일이 많대?', '입춘이 지났는데 왜 이렇게 춥대?' 등이 그 용례입니다.

"'그랬대'와 '그랬데'를 예를 들어 한 번 더 설명해 주시겠어요?"

'-대'는 직접 경험한 사실이 아니라 남이 말한 내용을 간접적으로 전달할 때 쓰이고, '-데'는 화자가 직접 경험한 사실을 나중에 보고하듯이 말할 때 쓰인다고 했습니다. 누군가에게 들은 말을 전하는 상황이라면 '그랬대'를 쓰면 되고, 자신이 직접 경험한 일을 전하는 상황이라면 '그랬데'를 쓰면 됩니다. 흔히 '-했대'와 같은 경우는 전해들은 말은 전달하는 상황에 많이 쓰이며 아마도 '영희가 그렇게 했다는 것을 듣고 전하는 상황'을 의미하는 듯하므로 '영희가 그랬대'로 쓰면 됩니다.

※ '-데'와 '-대' 제대로 알고 확실하게 구별하여 씁시다.

1) ~대 : 남의 말이나 객관적인 사실을 끌어다 쓸 때 . ~ 다고 해
그런대 : '그러하다'고 해,'그렇다'고 해. (남의 말을 인용함)
애인이 없대 : '애인이 없다'고 해. (남의 말을 인용함)
어제 영화 구경 갔대 : '어제 영화 구경 갔다'고 해. (남의 말을 인용함)
그런대요 : '그런다'고 해요. (남의 말을 인용함)

2) ~데 : 자신이 직접 경험한 사실을 회상하며 말할 때
그 영화가 참 잘 됐데 : (직접 영화를 본 후 남에게 소감을 말함 )
가게가 참 크데 : (직접 가게를 구경한 후 남에게 경험을 말함)
그 아가씨 정말 맹랑하데 : (아가씨를 직접 보고 난 후 남에게 소감을 말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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