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자격심사위원회가 20년 이상 된 교육경력자 중 교장 승진 임용 희망자를 심사해 교장자격 연수 대상자를 선발한다. 교장임용심사위원회는 교장자격연수를 거쳐 교장자격증을 획득한 교장임용 희망자를 학교별로 심사해 교육감에게 추천하면 장관이 임명한다. 5년 이상의 교육경력자와 일반인도 교장에 공모할 수 있다. 교감제를 폐지하고 보직개념의 부교장을 학교장이 임명한다.'
3일 오후 4시 국회 헌정기념관서 ‘교장임용제 개선안’을 두고 입법공청회를 열겠다는 열린우리당 백원우 의원이 내놓은 안의 핵심이다. 이 안이 사실상 열린우리당의 당론이라는 것이다. 이런 터무니없는 테러와 같은 교장임용제 개선안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이를 계속해서 추진한다면 다수의 교원들이 간과하지 않을 것임은 물론 엄중한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것이다.
제2의 교원정년단축과 같은 교육의 전문성을 말살하는 정책이기 때문이다. 교장임용을 개선하여 백의원의 안대로 실시한다고 해서 무엇이 좋아지는가? 과열승진을 해소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지만, 승진과열을 더 부추기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엄격한 선거법아래에서도 공천을 받기 위해 수천만원의 뇌물이 오가고 있다. 이런 안으로 교장을 임용한다면 교장이 되기 위한 경쟁과 비리는 불을 보듯 뻔하다. 학운위 위원을 상대로 하는 사전로비가 엄청날 것이다.
그보다 더 우려되는 것은 그렇게 임용한 교장의 검증은 어떻게 할 수 있는가 이다. 현재의 교장은 그래도 최소한 교감을 거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어느정도 교장으로서의 자격이 검증된 상태이다. 교장자격심사위와 교장임용심사위에서 검증을 한다고 하겠지만 위원회 천국인 우리나라에서 과연 정확한 검증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절대로 검증하지 못할 것이다.
이렇게 해야 만이 되는 근거를 제시하라. 그 근거라는 것이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추상적인 근거가 아닌 현실적인 근거를 제시해야 하다. 단순히 '근평제가 문제다. 근평이 공개되지 않는 것이 문제이다. 교장의 전문성이 떨어진다. 교장이 독선적이다. 능력이 떨어진다.'라는 식의 근거는 객관성이 없다. 근평이 문제이면 근평제를 개선하면 된다. 근평이 공개되지 않는 것이 문제라면 공개하도록 하면 된다. 교장의 전문성이 떨어지면 연수를 강화하면 된다. 능력이 떨어지면 그런 교장에 대한 대책을 별도로 세우면 된다.
이번의 백원우 의원 안은 다수당의 횡포로 밖에 볼 수 없다. 만일 열린우리당이 다수당이 아니었다면 이렇게까지 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자꾸 든다. 우리나라 국회의원이 열린우리당 국회의원 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나머지 야당들도 있다. 가치관이 바로선 의원들도 많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백원우 의원에게 묻고 싶다. 이 안을 어떻게 만들었는가이다. 혼자서 주관적으로 생각해서 만든 안은 아닐 것이라고 본다. 그렇다면 그 뒤에는 이 안을 적극적으로 추천한 전문가가 있을 것이다. 그들이 누군가 밝혀야 한다. 또한 이 안을 가지고 일선학교 교원들의 의견을 얼마나 수렴했는지 밝혀야 하다. 무슨 교육정책을 입안하면서 쥐도새도 모르게 하는법이 어디 있나.
이런 안을 지지하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만든것으로 본다. 반대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들어야 한다. 일방적인 교장임용제 개선은 교육을 황폐화 시킬 뿐이다. 왜 교장임용제 개선에 매달리는지 알 수 없다. 학교현장에는 그보다 더 산적한 문제들이 줄지어 있다. 그런쪽으로 시선을 돌려야 한다.
한마디로 졸속 그 자체이다. 전교조에서 그동안 주장해온 교장선출 보직제와 다른 것이 무엇인가. 전교조 조합원들은 모두 교장선출 보직제 찬성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 모양인데 그렇지 않다. 특히 공모형 교장제는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는 교원들이 상당수 있다. 전교조에서 주장하는 안이 전교조 조합원 모두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
이 안은 당장 폐기해야 한다. 또 한번 교육계를 뒤흔드는 정책이기 때문이다. 교육은 교육자에게 맡기고 국회의원은 정치에만 전념하길 바란다. 절대로 동의할 수 없다. 끝까지 밀고 나간다면 역사의 심판을 받을 것임을 명심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