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은 학교교육활동에 학부모들의 관심이 높아진것을 느끼겠습니다. 학교교육활동에 관심이 많다보니 모든 것이 조심스러워 집니다. 때로는 교사는 물론 학교 전체가 학부모들로부터 감시를 받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우리학교 선생님이 화장실에서 지나가는 말로 하는 이야기이다.
학교에 남교사의 절대수가 부족하다보니 하루종일 지나도 남교사 보기가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어려운 것이 요즈음 현실이다. 그래도 남교사끼리 마주칠 수 있는 확률이 가장 높은 곳이 화장실이다. 하루에 한번 정도라도 서로 얼굴보고 이야기 나누는 장소가 화장실이 되어 버린지 오래이다. 그러다 보니 교사 화장실이 학교 돌아가는 이야기나 학생들이야기 등을 자연스럽게 남교사들끼리 이야기 하는 장소가 되어 버렸다.
옆에 있던 선생님이 한마디 거들었다. '그런데, 학부모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모든 학생들에게 해당되지 않는 이야기들도 많아요. 단지 자신의 입장에서만 바라보는 경우도 많아요. 학교전체를 생각하면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은데....' '그렇더라도 교장선생님이나 교감선생님 입장에서는 사소한 것이라도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는 모양입니다. 항상 이해시키려고 노력하더군요.'
요즈음의 학교 현실이다. 학교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일이라도 학부모들은 그냥 넘어가지 않는다. 수시로 학교에 항의성 전화를 한다. 그것도 담임교사가 아닌 교장실로 직접하는경우가 더 많다. 아마도 담임교사에게 해 봤자 별로 효과가 없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일전에 교감선생님이 이런 이야기를 했다.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사소한 이야기도 전화로 항의를 합니다. 그것도 교장실로 전화를 하더라고요. 교장선생님 입장에서는 그냥 넘길 수 없기 때문에 항상 고민을 하고 계십니다.'
학교의 교육주체에는 당연히 학부모도 포함된다. 따라서 학부모의 요구를 무시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지나친 요구사항은 자칫하면 간섭으로 보일 수 있다. 학부모들은 자신에게 중요한 일일 것이다. 그러나 학부모들도 좀더 생각해 주었으면 하는 것이 있다. 모든 학생들에게 해당되는 사항인지, 아니면 극히 일부에 해당하는 사항인지 판단을 해달라는 것이다.
리포터도 학부모이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집에와서 종종 이야기를 한다. 그럴때마다 같은 교사의 입장에서, 한편으로는 일반 학부모의 입장에서 생각을 한다. 대개는 모든 학생들의 경우보다는 자신의 입장에서만 생각하고 불만을 토로하는 경우가 많다. 학교는 그리 단순한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학생들 모두에게 형평성이 유지 되어야 함은 당연하다. 그렇지만 학부모들도 학교의 특수성을 조금만 이해하면 훨씬더 불만이 줄어드는 곳이 학교이기도 하다. 학교교육의 최종목표는 모든 학생들에게 제대로 된 교육을 하는 것에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