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스승의 날인 5월 15일에 대부분의 학교들이 휴업하기로 했지만 교사들은 때아닌 손님들로 바쁜 주말을 보냈다. 스승의날 휴업이 알려지면서 주초부터 선생님들을 찾는 전화가 많이 걸려왔다. 특히 이미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일반일들의 문의전화도 많았다.
많은교사들이 제자들로부터 연락을 받은 것이다. 대부분 선생님을 찾아뵙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특히 스승의 날을 앞둔 목요일과 금요일에는 방과후 교무실은 다른 학교 학생들과 대학생 및 일반인들로 북적거렸다. 특히 경력이 어느정도 있는 40대 이상의 교사들에게는 중, 고등학교 학생들보다는 대학생 이상의 제자들의 방문이 많았다.
A교사(45세)는 '예년에는 학교를 방문하는 제자들이 이렇게 많지 않았었는데, 올해는 유난히 많은 것 같다. 아마도 스승의날 휴무보도가 나가면서 스승의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 같다.'고 분석하였다. 제자들이 많이 방문하여 다소 어수선한 면이 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교사들에게는 즐거운 일임에 틀림이 없다.
리포터도 지난학교에서 담임했던 학생들중 2/3가 찾아왔다. 다같이 인근의 중화요리 집에가서 저녁식사를 하면서 그동안 밀렸던 이야기를 나누었다. 매일같이 만날때와는 달리 감회가 새로웠고 담임시절에 보지 못했던 학생들의 모습도 보였다. 토요일은 휴업일이었지만 역시 학교방문을 한 대학생 제자들과 시간을 보냈다. 어느덧 성인이 되어버린 제자들과 예전의 중학교 시절 이야기를 나누는 기쁨은 교사가 아니고서는 느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제자들의 방문이 늘었지만 학교 재학생들의 분위기는 찬물을 끼얹은 것처럼 조용하기만 했다. 예전에 보던 꽃을 달아주는 모습은 거의 찾을 수가 없었다. 이 역시 스승의 날을 휴무까지 하면서 조용히 보내고자 노력한 결과가 아닌가 싶다. 항간에는 '스승의날을 휴무한다고 촌지문제등이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라는 우려를 나타냈지만 이런 분위기는 우려를 불식시키기에 충분했다고 본다.
스승의날도 분위기가 변해가고 있다. 이제는 스승의날에 대한 더이상의 논란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물론 모든 학교들이 다 같은 상황은 아니었을 수도 있지만 이 정도로도 스승의날을 문제삼는 사회 분위기를 잠재우기에 충분했다고 본다.
그래도 학생들의 방문을 받고 즐겁게 이야기도 나누고 옛날도 회상하는 것은 잊을 수 없는 교사들의 보람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