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는 누가 뭐라고 해도 학생들을 열심히, 그리고 잘 가르치는 것이 본분이다. 다른 재주가 아무리 많아도 학생들을 잘 가르치지 못하는 교사는 교사라고 할 수 없다. 이런 본분을 끝까지 지키기 위해 오늘도 교단에서는 수많은 교사들이 보이지 않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앞으로도 지속되어야 함은 두말할 나위 없다.
그런데 이런 교사들의 노력을 일시에 무너뜨리려 하고 있다. 그것도 이나라 교육을 책임져야할 교육부를 비롯한 정부 여당에서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교육의 전문성을 훼손하는 일을 일선교원들도 잘 모르게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말없이 본분을 지켜온 대다수 교원들에게 실망을 안겨주고 있는 것이다.
'수업은 무슨 수업, 이제는 학부모위원이나 만나러 다녀야지. 그래야 교장할 수 있을 것 아닌가. 연구활동이나 수업방법개선 노력이 뭐 필요하겠어. 그냥 학운위 위원들만 잘 구슬러 놓으면 교장 할 수 있을텐데....' 어느 교사의 이야기다. 그냥 웃어 넘길 수 없는 현실이 되려고 하는 것이다. '그것 뿐이겠어. 누가 학교일에 열심이겠느냐고... 아무리 열심히 해도 알아주지 않을 것이 뻔하니까, 학운위 위원들에게 잘 보이는 것이 더 중요한 일 아니겠어.'
교사들의 자질이 부족하여 교원평가를 하겠다고 한다. 그 평가자료는 교원의 전문성 신장에만 활용한다고 한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전문성을 완전히 무시하는 제도를 만들겠다고 한다. 어느쪽을 따라야 옳은 것인지 판단이 되지 않는다. 전문성을 훼손시키는 제도를 서슴없이 만들면서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고 하니, 이것이야말로 '어불성설(語不成設)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이렇게 시작되면 향후에 또한번 교단에 폭풍을 예고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즉 교장자격증 없어도 교장이 될 수 있는데, 무자격 교장아래서 학생들 지도하는 교사는 꼭 자격증이 있을 필요가 없다는 논리를 펼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교사도 아무데서나 공모해와서 임용하면 그만일 것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나라 교육은 끝을 보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이런 의중이 없다고 하겠지만 진행과정에서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이야기다. 물론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런 이야기가 기우에 불과했으면 한다.
결론적으로 이번의 제도도입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 교장을 무자격자에게 맡기고 교사마저도 무자격자에게 맡기는 일이 절대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누가 뭐라해도 교직은 분명 전문성이 필요하다. 단순히 학생들에게 지식전달 할 줄 안다고 해서 교사가 될 수 없다. 교장은 더욱더 그렇다. 단순한 경영기법을 가지고 학교를 경영할 수 없다. 쌓이고 쌓인 경험과 노하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교육혁신위원회는 이 제도 도입을 반드시 재고해야 한다. 환영받지 못할 제도를 도입하여 어쩌겠다는 것인가. 제도를 만들어 놓고 그 자리 떠나면 그만인가. 향후의 문제는 책임지지 않을 것인가. 책임지고자 하는 마음가짐은 되어 있는가. 하루빨리 교장임용제도 개선안을 파기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자세를 보여주기 바란다. 교육은 그렇게 간단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