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서울영등포구민회관 대강당에서는 학부모, 학생, 남부지청 관계자 등 5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집단따돌림 모의재판이 열렸다. 이 모의재판은 사회교육시설인 성지학교 학생들이 직접 대본을 쓰고 출연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이 사건은 성격이 소심하고 말을 더듬는 가상의 인물 박준형군이 피고인 박다능군 등 급우들로부터 집단 따돌림을 받자 결국 투신자살하게 되는 내용. 사건 재연이 있은 후 교육학자와 같은 반 급우들이 참고인으로 등장해 집단따돌림에 대한 서로의 견해를 내놓았다. '다능군의 행동이 너무 심했다'는 주장과 '피해자가 적극적으로 항의하지 않았다'는 주장등 견해가 엇갈렸다.
검사는 "피고는 급우들의 묵인으로 자신의 행동이 죄가 된다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지 몰라도 '왕따'라는 현상은 우리 사회의 평폐인 만큼 징역을 선고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변호인측은 "집단의 행동은 옳다는 것이 당연시되는 사회에서 아무도 가해자가 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결국 재판장은 두시간에 걸친 재판 끝에 "집단적인 묵인이나 피해자의 불확실한 의사표현이 집단따돌림을 정당화해주지는 못한다"며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1백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