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끝난 독일 월드컵대회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은 온 국민의 염원을 뒤로하고 쓸쓸히 귀국했다. 그것도 석연찮은 오프사이드 판정의 오류로 인해 탈락하고 말았던 것이다. 논란이 있었지만 판정은 제대로 된 것이라는 국제축구연맹의 발표가 있었다. 그 발표때문에 더 많은 국민이 분노해야 했다.
원래 축구는 영국에서 마을 축제로 열리던 경기였다고 하다. 그런데 그 경기는 어느 한쪽이 이길 때까지 며칠이 지나도 계속되었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마을과 마을의 실력이 엇비슷하여 며칠씩 경기가 긑나지 않고 이어졌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10분도 안돼서 끝나는 경우도 있었다. 그래서 도입된 것이 오프사이드 규칙이었는데, 그 규칙 도입후에는 경기가 지루하고 재미없어졌다고 한다. 그래서 새롭게 나타난 경기가 미식축구와 농구경기라는 것이다. 이들 경기에는 오프사이드가 없다. 농구도 3초 이상만 있지 않으면 상대골문앞에 있어도 인정된다.
새로 지명된 김병준 교육부총리가 교원평가제를 반드시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서로의 힘겨루기를 하다보니 새로운 방법이 필요한 모양이다. 한꺼번에 상대를 무너뜨릴 비책을 찾으려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법제화를 통한 교원평가제 도입인 것이다. 법제화한다고 하니 그 어느 교직단체와 닮은꼴이라는 생각이 든다. 오프사이드 규칙을 도입해서 경기를 재미있게 하려했던 영국사람들 생각이 난다.
새로운 규칙을 도입했지만 도리어 경기의 박진감이나 흥미를 반감시키고 말았다. 교직단체와의 힘겨루기를 하다보니 힘만 빠지고 승산이 없다보니 새로운 방법을 찾고 있다는 생각이다. 그것이 바로 법제화를 통한 것이다.
이것을 보면서 축구와 비교하고 싶은 생각이 자꾸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물론 직접적인 비교가 100% 타당하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축구의 경우처럼 도리어 지루고 답답한 경기가 이어지지 않을까 염려스럽다. 교원의 전문성 신장을 통해 교육의 질을 높이고자 하는 것이 교원평가제 도입의 취지라고 한다. 좀더 박진감있고 흥미로운 경기를 위해 도입된 것이 오프사이드 규칙이었다.
그러나 그 규칙도입 후에 일시적인 효과는 있었지만 결국은 이번의 월드컵에서 경험한 것처럼 판정시비의 원인이 되고 말았다. 경기는 경기대로 재미없고 지루하게 느껴졌었다. 결국은 오프사이드 규칙의 완화를 조금씩 진행해 가고 있지 않은가.
교원평가제의 도입도 마찬가지이다. 이를 도입하면 일시적인 효과는 분명히 나타날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그 효과보다는 부작용이 더 많아질 것이다. 축구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다시 원상태로 돌아가려는 시도를 할 것이 분명하다. 이런 예측이 가능한 교원평가제 도입을 강행하겠다는 것은 또다른 실패를 가져올 것이다.
제도 도입을 위해 교직단체, 나아가서는 교원들과 힘겨루기를 하자는 말인가. 어느 한쪽이 쉽게 포기해야 하는데, 그것이 쉽지 않으니 법제화를 하겠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인위적인 방법을 동원하기 때문이다. 그 다음에는 무엇을 어떻게 해 나갈 것인지는 쉽게 예측이 되는 것이다.
김병준 부총리 내정자는 축구에서 얻은 교훈을 기억하기 바란다. 일시적인 효과를 얻을 것인지, 먼 앞날의 교육효과를 얻기 위해 노력할 것인지 확실하게 결정을 내려야 한다. 한번의 정책이 잘못 추진되면 교육은 몇보 후퇴하기 때문이다. 밀어붙이기식의 교원평가제 도입은 반드시 재고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