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지난달 31일에 전국적으로 치뤄진 교육위원선거에서 전교조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전교조는 이번 선거에서 ‘단일 후보’ 42명을 추천했지만 이 가운데 14명(당선율 33.3%)만 당선됐다. 2002년 제4대 교육위원 선거에서는 전교조가 34명을 추천해 24명(당선율 70.6%)이 당선 되었던 것과 비교하면 '참패'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다.
선거가 치뤄지기전, 각급학교 교원들은 이번에도 전교조의 대거당선을 예측했었다. 그 이유는 2002년의 4대 교육위원선거와 2004년의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의 득표결과에 따른 것이었다. 학부모위원쪽에서 다소 득표가 부진하더라도 전교조 소속 교원위원들이 몰표를 던질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과는 전교조의 참패였다. 서울의 한 선거구인 관악, 동작, 영등포 선거구에서는 4명의 후보가 출마했는데, 전교조 후보는 각 지역에서 60여표를 득표하였다. 이는 결국은 해당 지역의 교원위원의 숫자와 비슷한 수치이다. 따라서 이번의 선거에서 전교조 소속 교원위원의 표는 이탈하지 않았지만 학부모위원의 표가 많이 이탈했다고 분석된다.
또한 학교운영위원회 위원들이 투표권을 갖는 구조속에서 실제로 선거결과에 영향을 주는 것은 후보자신의 측근을 얼마나 많이 운영위원회 위원으로 진출시켰느냐가 중요한 변수였다. 출마예상자들의 실질적인 득표활동은 각 학교의 운영위원회 구성시기였던 지난 3월에 시작된 것이다. 전교조의 참패원인을 여기서도 찾을 수 있다.
다른 후보들이 집중적으로 자기 사람을 심기위해 노력할때 전교조는 지난 4대 교육위원선거의 결과만 보고 다른 때보다 안이하게 대처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지난 4대때는 각 학교의 교원위원은 물론 지역위원까지 진출시키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으나 이번의 선거에서는 그때보다는 노력을 덜했던 후보도 있었다는 것이다. 전교조라는 조직을 너무 믿었던 탓이다.
색깔공방도 전교조의 득표에 악영향을 미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미 어느정도 전교조에 대해 알고 있다면 색깔공방에 별다른 관심이 없다. 즉 전교조의 성향을 이미 파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소한 리포터가 분석할 때는 색깔론 보다는 전체적으로 전교조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기 때문으로 보고 싶다. 이러한 현상은 전교조의 변화가 있기 전까지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본다.
금년 11월의 전교조 새 집행부가 어떤 성향으로 구성될지 예측하기 어렵지만 현재보다는 다소 온건한쪽으로 구성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전교조에 몸담고 있는 교사들도 투쟁보다는 논리적인 대화를 원하는 경우가 예전보다 많아진 것에서도 쉽게 예측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전교조는 이번의 선거결과를 겸허히 받아 들여야 할 것이다. 색깔론이나 상대후보에 대한 고소,고발로 이어지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이는 향후의 전교조를 위해서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시대적인 변화를 인정해야 한다. 선거결과를 놓고 전교조에서도 밝힌 것처럼, 잘못된 교육을 바로잡기 위한 노력은 지속되어야 한다. 그러나 무조건 반대하는 식의 방법보다는 대화와 타협을 우선시 해야 할 것이다. 그 어느 조직보다 탄탄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 전교조라면 현재의 노선을 조금만 바꿔도 모든 것이 가능해 질 것이기 때문이다. 모든 교육주체들이 원하는 방향이다.
남을 탓하기보다 내 자신을 돌아보는 자세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전교조가 존재할 수 있는 것도 결국은 학생이 존재하고 교육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의 공통된 목표는 교육을 잘해 보자는 것이다. 여기에 교육의 가장 큰 주체인 학생들이 있다는 것을 항상 기억해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