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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삼복(三伏)의 유래를 아시나요

소설을 읽다보면 '찌는듯한 삼복(三伏)더위'라는 표현을 가끔 보게된다. 소설뿐 아니라 방송이나 신문에서도 종종 등장하는 단어가 바로 삼복(三伏)이다. 어른들이야 대부분 이 삼복의 의미를 알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 이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종종 있을 것이다. 특히 학생들의 경우는 그 의미를 알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을 것이다. 오늘(8월 9일)이 마침 삼복 중에 마지막인 말복(末伏)이니 그 유래와 의미를 살펴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복(伏)은 사람 인(人)과 개 견(犬)자가 합친 회의문자(두개 이상의 독립 한자를 합하여 만든 새로운 글자)이다. 즉 사람 옆에 개가 엎드려 있는 것을 만들어 '엎드릴 복'자라는 새 글자를 만든 것이다. 이에 따라 복날 보신탕을 먹는다고들 흔히 생각하나 문헌상에 이를 뒷받침하는 기록은 없다.

조선조 광해군 때 이수광이 지은 '지봉유설'의 '시령부' 가운데 '절서'를 보면 이런 구절이 나와 있다. " 한서 동방삭전에 '복일'에 고기를 하사한다 하였고 양운의 글에 '세시와 복일과 납일에 양을 삶고 염소를 굽는다'고 하였다. 고증하여 보니 진나라가 처음으로 복날 제사하는 사당을 짓고 제사하였으며 한나라 풍속에서도 진나라 풍속을 그대로 좇았다" 또 "한서를 고찰하여 보니 복(伏)이라고 한 것은 음기가 장차 일어나고자 하나, 남은 양기에 압박되어 상승하지 못하고 음기가 엎드려 있는 날이라는 뜻으로 복일이라고 이름한 것이다."

그럼에도 왜 복날이면 견공들이 재앙을 면하지 못하는 것일까. 그 답은 음양오행설에 있다. 음양오행으로 보면 여름은 불 즉 화(火)에 속한다. 화가 극성하는 여름철에는 화가 쇠(金)를 누르는 병리적 현상이 일어난다. 쇠도 여기에 굴복해 엎드린다는 것이다. 이러니 인간인들 오죽하겠는가. 무기력해지고 허약해질 수밖에 없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금에 해당하는 경일(복날)에 몸을 보충하여야 하는데 개가 또한 이 금에 속한다. 개들로서는 황당하기 짝이 없고 분통터지는 설이지만 별다른 대책이 없으니 기가 막힐 것이다. 삼복기간에는 체온이 올라가는 것을 막기 위해 피부 근처에 다른 철보다 혈액이 많이 몰린다.

결과적으로 위장과 근육의 혈액순환에 지장이 온다. 여름이면 식욕이 떨어지고 만성피로에 시달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먹는 것 시원찮으며 농사일은 힘겹던 전통사회에서는 이런 고통을 극복하기 위해서 복날 보신이라는 말로 영양섭취를 했다. 개장국, 삼계탕, 육개장이 이를 위한 주 메뉴였다.

온 동네 사람들이 모여 이날 하루는 그 동안의 노고를 서로 위로하며 잔치를 벌였다. 봄이 오자마자 들판에 나가 일하기 시작하면서 어느 한 날 쉬어 본 적이 있던가. 날이 좋으면 좋은 대로 비가 오면 오는 대로 논과 밭일은 할 일이 쌓이고 아무리 해도 표가 나지 않는 힘든 나날이었다. 게다가 삼복더위까지 오니 몸과 마음을 다시 추스르지 않으면 가을 농사일을 하기 힘들 것이 뻔했다.

삼복은 그런 점에서 힘을 재충전하는 휴가였다. 이 기간에 농민들은 아직 농사일이 늦어진 집의 일을 도우며 협동정신을 새로이 하고 허약해진 심신을 보강했다. 남존여비의 굴레에서 허덕이던 여자들끼리 계곡으로 물놀이를 가거나 바닷가에서 모래찜질을 하는 자유를 누리는 때도 삼복기간이었다.

조정에서부터 서민들까지 삼복동안 혹서를 이겨내고 가을을 준비하는 힘을 재구축한 것이다. 그리고 힘든 노동을 같이 해나가는 두레정신을 재다짐했다. 따라서 복날은 요즘 사람들이 보신탕을 먹고 멋쩍은 얼굴을 하고 나오는 날이 아니라 여름을 이겨내려는 조상들의 지혜와 협동정신을 강조하던 과거의 전통이 살아있는 날이다.

그러면 삼복(초복, 중복, 말복)은 어떻게 정해지는 것일까. 하지 다음 제3경일(庚日:양력 7월 12일경~7월 22일경)을 초복, 제4경일을 중복, 입추(立秋) 후 제1경일을 말복이라고 한다. 중복과 말복 사이에 때때로 20일 간격이 생기는데, 이 경우를 월복(越伏)이라 한다. 초복에서 말복까지의 기간은 일년 중 가장 더운 때로 이 시기를 삼복(三伏)이라 하며, 이때의 더위를 삼복더위라 부른다.

어쨌든 어제(8일)가 입추였고, 오늘(9일)이 말복이니 이번 여름의 더위도 이제는 작별을 고할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예전에 입추가 지나면 '삭바람'이 난다고 어른들이 하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수박, 참외도 이때가 되면 넝쿨을 모두 거두고 배추심을 준비를 하는 것을 많이 보았다. 이상하리 만치 입추와 말복이 지나고 며칠이 지나면 아침, 저녁으로 시원한 바람을 맛보았던 기억도 있다. 그리고 때를 맞추어 학교는 개학을 했던 것이다.

자연의 변화는 어느 누구도 어길수 없다고 하였다. 무더위가 지속되고 있지만 며칠만 참으면 서서히 더위도 물러갈 것이라는 확신이 생긴다. 방학동안 텅비어 있던 학교도 학생들로 활력이 넘칠 것이다. 이 모든 것들이 자연의 섭리가 아닐까.

(자료출처: 미사봉 말글샘터 8월 1일자 자세한 것은 http://www.misabong.com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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