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는 물론 학생과 학부모, 더 나아가서는 교육관련 모든 인사들이 원하는 것이 있다. 두말할 필요없이 '교육을 잘해보자'이다. 따라서 학교가 혼란스러워지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데에 누구나 공감을 할 것이다. 학교가 혼란스러워지면 교육이 흔들리는 것은 당연지사다. 어떤 일이 있어도 학교를 혼란속으로 몰아넣는 일은 없어야 한다.
그러나 최근에 일어나고 있는 각종 교육관련 정책들은 학교를 혼란으로 몰아넣기에 충분하다. 학교에는 학생이 있고, 교사가 있다. 그 이면에는 수많은 학부모들이 학교를 지켜보고 있다. 이들을 교육의 세 주체라고 이야기 한다. 그 주체중 어느 하나라도 제 궤도를 이탈하면 학교는 겉잡을 수 없는 혼란으로 치닫게 된다. 어느 누구도 학교가 혼란으로 치닫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아니 절대로 그런일이 있어서는 안된다.
학교는 안정되고 싶어한다. 그런데 정작 학교를 흔드는 것은 다른 곳에 있다. 최근 성과급 문제로 학교가 혼란속으로 빠져들고 있으며, 거기에 기름을 붓는 도화선을 교육혁신위원회에서 제공하고 있다. 바로 공모형 무자격 교장임용제를 강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얇팍하게 교사들을 유혹하고 있는 안이 바로 이 공모형 무자격 교장임용제인 것이다.
“빚더미에 앉은 교육재정, 교원정원 확보, 학급당학생수 감축 등 교육여건 개선에는 관심 없이 혁신위가 오로지 교장임용 방식 바꾸기 등 학교지배구조 개편에만 열을 올리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이런 식으로 무자격 교장을 뽑으면 교원의 전문성이 살아나고 교육의 질이 높아진다고 보느냐”고 반문했던 한국교총 윤종건 회장의 이야기 의미가 특별하게 들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이야기가 교육혁신위원회의 위원들에게는 그저 지나가는 이야기로 들리는 모양이다.
대통령 보고를 거쳐 입법화를 거쳐 본격적인 시행에 들어간다면, 학교는 정치판을 방불케 하는 현장으로 바뀔 것이다. 교장, 교감 자격증을 반납하고 보직교사직을 사퇴하는 일은 그렇다 치더라도 모든 것이 변하고 서로의 불신, 승진을 위해 학운위 위원들에게 로비활동을 해야하는 것은 실로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교사들이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보다 승진을 위해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게 되면 승진경쟁을 해소하기 위해 도입한다던 무자격 공모형 교장임용제가 도리어 더 큰 문제를 야기하게 될 것이다.
교육혁신위원회에서 할 일은 따로 있다. 무조건 학교에서 학생들 교육을 잘 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이는 학부모들의 요구이기도 하다. 교장임용방식 등 승진문제를 왜 혁신위원회에서 이래라 저래라 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그렇게 해놓고 문제가 발생하면 죄없는 교원들에게 책임을 전가할 것이다. 자신들은 슬그머니 빠져버리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벌어질 학교현장의 혼란과 갈등의 증폭은 모두 혁신위원회에서 책임져야 한다. 혁신위원회가 해체되더라도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다. 그 책임은 다름 아닌 역사가 물을 것이다. 어디를 가도 책임을 등질수 없을 것이다. 그동안의 관행처럼 책임을 외면하도록 그냥 두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 수많은 국민과 교사들이 명백히 알고 있기때문이다. 절대로 책임을 면할 생각은 하지 말아야 한다.
책임지기 싫으면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모든 것을 백지화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면 된다. 교육혁신위원회의 위원들 모두 사퇴하고 다시 구성하면 되는 것이다. 완전한 중립인사들로 구성하면 된다. 교육발전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인사들로 구성해야 한다.
우리 교사들은 끝까지 이번의 혁신위원회 안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끝까지 책임을 묻고 끝까지 옳은 길이 어떤 길인가를 인식시켜 줄 것이다. 절대로 끝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줄 것이다. 다시는 이런 말도 안되는 안이 통과되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