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초·중·고교 교원의 증원 규모가 당초 계획보다 3분의 1 이상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15일 교육인적자원부와 행정자치부 등에 따르면 교육부는 2007년도 초중고교 교원의 정원을 일반교과 교원 3900명, 비교과 교원 3900명 등 7800명을 늘려줄 것을 행자부에 요청했다.(8월 16일자 동아일보) 이는 그동안 수업부담 경감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교직단체들의 주장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내용이다.
이렇게 당초의 계획보다 줄어들게 된 것은 저출산 현상으로 학령인구(학생 수)가 대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즉 학생수가 현저히 줄어들게 되면 현재의 교사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이유는 핑계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교원증원을 통해서 교원들의 수업경감의 의지가 없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본다. 실제로 지금까지 학생수 감소를 정확히 산정했는지와 이에 따라 학급수가 어느정도 줄어들 것인지 연구, 검토했는지 궁금하다. 그리고 학생수가 감소한다고 하면 그것이 곧바로 교사가 남아도는 것은 아니다. 학급당 학생수를 줄이면 되는 것이다.
우리 옛말에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근다.'는 속담이 있다. 10년뒤 학생수가 25% 감소
할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현재 한 학급당 학생수를 35-40명으로 볼때, 이 숫자의 25%가 감소하면 학습당 학생수가 28-32명이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렇다면 학급당 학생수를 지속적으로 감축시키겠다고 공언해온 교육부에서 이정도의 학생수는 너무 적다고 판단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정확한 데이터를 가지고 추진해야 한다.
또한 교원평가 시범도입을 추진하면서 학급당 학생수 감축과 수업시수경감을 하겠다고 했던 교육부가 이제와서 학생수의 감소로 인해 교원 증원을 하지 못하겠다는 것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 교원평가 시범도입에 따라 교원들에게 유일하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였던 부분이 바로 교원 증원부분이었다. 그것을 이제와서 명확한 근거도 없이 증원하지 않겠다는 것은 당초의 약속을 어기고 있는 것이다.
또 한가지,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교원 증원을 당초보다 줄이면서 교육부는 “주5일 수업제 추진 상황, 저출산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 요인 등을 당초 계획에 반영하지 않았다”면서 “현재 교원을 마구 늘리면 앞으로 교원이 남아돌게 돼 증원 규모를 재조정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고 한다. '마구 늘리면...'이라니, 언제 교육부에서 교원을 마구 늘려준 적 있는가. 그런적이 없는데도 그동안 마구 늘려온 것처럼 오인하도록 하고 있는 것은 명백한 오류이다. 주 5일 수업제가 도입되면 교원의 수업시수가 대폭 경감되는가. 같은 시수의 수업을 도리어 5일만에 해야 하므로 도리어 수업부담이 커지고 있다. 잘해야 주당 1-2시간 경감책을 가지고 있는 것이 교육부의 안이 아니었던가.
이런식의 정책추진은 곤란하다고 본다. 학생수가 줄어들면 그에따라 당초 목표였던 학급당 학생수를 감축시키면 된다. 즉 교육여건을 개선하면 된다. 현재와 똑같은 상황으로 생각하고 교원정책을 추진하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앞으로 교원 수업시수 경감과 학급당 학생수 감축을 통해 교육여건을 개선한다고 공언했던 부분은 어떻게 된 것이다. 이렇게 약속을 어기는 교육부를 누가 믿겠는가. 이런식으로 하지말고 교원증원에 대한 결단을 다시 내려주길 바란다.